1조규모 양재동 프로젝트 좌초위기 이유는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김성호 기자 2008.12.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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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단기빚 의존, 8900억원중 6400억 16일 만기

편집자주 - 16일 펀드 3900억원 ABCP 2200억 - 새로운 투자자 못 찾아 채무상환 계획 차질 - 채무인수 약속한 대우자판 등 부도 우려도 - “최악의 상황 막자” VS “만기연장 의미 없어”

1조원 이상의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인 ‘양재동 프로젝트’가 좌초 위기에 처한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신용경색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다. 또 부동산시장을 낙관하고 무리하게 자금을 차입한 것도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시행사-시공사-은행간의 얽히고 설킨 신용보강(채무인수, 지급보증)과 이를 믿고 막대한 시중자금을 끌어들인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빚내 빚 갚는 금융구조가 화 불러
1-2차 사업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양재동 프로젝트의 총 PF 규모는 8900억원. 이중 오는 16일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6400억원으로 부동산펀드(3900억원)와 ABCP(2200억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차 사업의 만기도래 금액은 ABCP 1200억원, ABL 200억원, 일반대출 100억원이며, 2차 사업은 부동산펀드 3900억원, ABCP 1000억원이다. 만기도래 금액 중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일반 개인들이 투자한 부동산펀드다.



이 부동산펀드는 하나UBS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14일 설정한 ‘하나UBS클래스원부동산투자신탁3호’로 3900억원을 2차 사업 시행사인 파이랜드의 대출채권에 투자했다가 발목이 잡혔다.

‘하나UBS클래스원부동산투자신탁3호’는 일반 공모를 통해 설정된 ‘클래스 C1’(1100억원)과 우리은행과 동양종금증권의 특별금전신탁이 투자한 ‘클래스 C2(2800억원)’ 등 두 개의 자펀드로 구성돼 있다. 펀드 판매사는 하나대투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등 13개사였다.

이들 자펀드는 파이랜드의 대출채권에 투자해 6개월마다 연 8% 수준의 이자를 지급 받는 구조로, 펀드 만기는 내년 2월 12일이지만 펀드가 투자한 대출채권의 만기는 오는 16일이다.


당초 파이랜드는 리파이낸싱(2차 투자자 모집)을 통해 이 대출채권을 상환할 계획이었다. 다시 말해 빚을 내 빚을 갚는 구조였던 것. 하지만 미국발 신용경색과 부동산경기 악화로 리파이낸싱은 어렵게 됐고, 채무상환도 불투명하게 됐다.

더욱이 신용보강을 해준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 성우종합건설 등 건설사들마저 부동산경기 악화와 자금난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자금조달이 더욱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은 시행사가 부동산펀드의 대출채권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30%씩(총 2340억원) 채무를 인수키로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펀드 설정 당시에만 해도 시공사의 지급보증과 사업부지를 담보로 잡고 있어 리파이낸싱으로 충분히 채무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미국발 신용경색과 부동산경기 악화로 문제가 터졌고, 채무인수를 약속한 건설사들마저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면서 새로운 투자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부동산펀드와 함께 16일 만기도래하는 2200억원의 ABCP도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이 30%씩(1320억원) 채무를 인수키로 했으며, 우리은행도 자산매입약정을 통해 880억원의 채권을 양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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