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 사기' 쓰나미, 국내 금융사 덮치나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08.12.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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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한국운용·하나UBS·삼성투신 등 국내 금융사 손실 불가피

국내 금융사가 최근 월가를 강타한 '버나드 매도프'의 다단계 금융사기 피해자 리스트에 올랐다.

14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과 한국운용 하나UBS 삼성투신 등이 '폰지 사기'의 희생양으로 확인됐다.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의 증권사에 73억 달러를 투자한 헤지펀드 '페어필드 센트리'에 국내 금융사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학연금관리공단은 이날 한국투신(59억원)과 하나UBS(65억원)을 통해 모두 124억원을 페어필드센트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주성도 사학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사학연금은 지난 2007년부터 수익률 제고와 자산배분을 목적으로 해외투자를 늘리기 시작했고 그해 3월 한국투신과 하나UBS자산에 해외 주식(헤지펀드 포함)의 위탁 운용을 맡겼다"며 "펀드 수익률과 투자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운용사들이 페어필드 센트리를 포함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재량권을 줬다고 인정했다.

주 이사장은 이어 "이번 피해에 대해서는 운용사의 투자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서로 협조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사학연금의 자금을 페어필드 센트리에 재투자한 하나UBS는 "페어필드 센트리의 손실규모 등 구체적인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투신도 국내 기관의 자금을 일부 투자했다. 삼성투신 한 관계자는 "당초 페어필드 센트리에 70억원을 투자했지만 기관투자가의 요청으로 30억원을 중도 환매했다"며 "현재 투자잔액은 4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주말연휴라서 15일이 돼야 40억원에 대한 손실규모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0억원이 전액 손실처리 될 것인지 아니면 일정액이라도 환급받을 수 있을지는 판가름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페어필드 센트리의 운용능력을 감안할 때 이번 폰지 사기의 희생양이 됐다는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라고 인정했다. 페어필드 센트리는 이번 매도프의 사기극이 드러나기 전까지 연 8~10%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국내투자자들에게 제시, 2005년부터 국내 운용사의 헤지펀드 투자자금을 유치했다고 들려줬다.

이 관계자는 "페어필드 센트리는 그동안 손실이 전혀 없었던 헤지펀드라서 미국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며 "페어필드 센트리가 매도프의 폰지사기에 넘어간 현실이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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