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해외자산 매각 조심스런 이유는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8.12.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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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회사 이미지·빌딩 가격 추락 부담

"중국 상하이와 베트남 호치민 빌딩 매각작업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사겠다는 곳이 있나요?" (기자)
"매각이요? 저희는 시장에 매물 내놓은적 없는데요." (포스코건설 관계자)
"그럼 안 판다는건가요?" (기자)
"꼭 그렇다는건 아니고…. 적당한 가격 준다면 처분할 수도 있어요." (포스코건설 관계자)

포스코건설이 중국·베트남 등 해외 부동산 매각 추진에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수개월 전부터 중국 상하이 '포스플라자'와 베트남 호치민 '다이아몬드플라자' 매각설이 파다하지만 정작 포스코건설은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비주력 사업부문 정리를 위해 2∼3년전부터 이들 빌딩의 매각 컨설팅을 받았지만 공식적으로는 빌딩을 내놓지 않았다는 게 포스코건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은 시장의 궁금증만 키우고 있다. 매물로 내놓지도 않을 빌딩의 매각 컨설팅은 왜 받았는지, 가격만 맞으면 팔 수도 있는 빌딩을 왜 내놓지 않고 있는지 등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다.

상하이 포스플라자는 지하 4층 지상 34층 규모로 푸동 금융지구에 들어서 있다. 지난 99년 준공된 건물로 포스코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3~4개 부동산펀드회사 및 전문리츠회사와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9월말 한 영국계 펀드가 4000억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정식 계약은 성사되지는 않았다.

호치민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포스코건설이 전체 지분의 60%, 베트남 철강회사인 VSC가 40%를 갖고 있다. 이 빌딩은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로 700억∼1000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포스코건설이 해외 자산 매각을 드러내지 않고 추진하는 것은 유동성이 부족한 회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자금사정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잇단 해외 부동산 처분은 자칫 유동성 위기 논란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부동산 매수세가 실종된 것도 포스코건설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빌딩이 팔리지 않아 장기 매물로 전락할 경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포스코건설이 공식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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