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빅3'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2.1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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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포드, 크라이슬러 등 한때 세계 시장을 누비던 미국 자동차 '빅3'가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상원 부결 직후 "GM은 수주 내에 파산할 것이고 크라이슬러도 곧바로 뒤를 이을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생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빅3' 지원.. 이번으로 끝인가
'빅3'중 그나마 유동성에 여유있는 포드를 제외한 GM과 크라이슬러의 사정은 긴박하다. GM은 상원 표결을 앞두고 파산 보호 신청에 대비해 법률및 회계자문가들을 고용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140억달러 구제법안이 좌초돼 운영자금이 바닥나 더 시간을 끌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GM과 크라이슬러는 현재 4주 정도 연명할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와 연관 산업에 미칠 파장이나 대규모 실직사태를 감안하면 미국 정부나 의회나 '빅3' 파산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당장 의회가 폐기한 140억 달러 구제안 대신 재무부가 운용하는 7000억달러 구제금융 중 일부를 자동차업계 지원으로 전용하는 안이 유력시된다. 구제안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금융위원장은 "이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결정할 몫"이라고 자동차구제 책임을 정부에 되돌렸다.

◇파산 우려…하청업체 '선불' 요구
하지만 '빅3'와 거래하는 하청업체들의 우려는 심각하다. 론 콜카 크라이슬러 CFO는 전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악랄한 부품업체들이 선불을 요구해왔다"면서 "여러 업체들이 선불을 요구하면서 협박을 해왔지만 우린 지불할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GM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품업체들의 현금결제 요구에 구제금융이 집행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답하는 것이 전부다.

이렇다 보니 GM, 크라이슬러보다 부품업체가 먼저 무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전문 조사기관 CSM의 짐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향후 2년간 북미 자동차 부품업체들중 25%가 파산하고 1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빅3' 구제하더라도 미래는 불투명
'빅3'가 정작 구제금융을 받고 회생한다고 해도 문제는 또 남아있다. 금융위기라는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경쟁력이 소진된 것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용위기로 자체 캐피털분야가 와해돼 추후 차판매에도 막대한 지장이 예상되는 악순환이 연속될 가능성이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디트로이트의 추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인건비와 제품 자체의 성능이다.



캐나다 CBC뉴스는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기름소비량이 큰 SUV에만 집중할때 일본의 자동차업계는 소형차 등 다양한 차종의 경쟁력을 쌓았다면서, 신제품 개발을 등한시한 점도 미국 자동차업체의 패착이라고 지적했다.

막강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떠받치는 의료보험과 연금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큰 것도 타 외국업체와의 비용경쟁에서 밀린 원인이다. 2005년 하버리포트에 따르면 토요타는 미국 자동차업체보다 차량 한 대당 인건비가 350~500달러 덜 지출하고 있다. 공화당측이 임금삭감 등 추가적인 자구노력을 요구한 것도 이같은 연유 때문이다.

세계경제가 침체를 겪는 가운데 제품경쟁력도 떨어지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아예 미 자동차산업의 종말도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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