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증자직후? 휴람알앤씨 적대적M&A 종결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2008.12.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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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원 가까운 유증성공후 전격 화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휩싸였던 휴람알앤씨 경영진이 공격자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그런데 시점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마친 직후여서 증시 일각에서는 정씨와 현 경영진이 사전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휴람알앤씨 경영진과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개인은 웃게됐지만 이들의 다툼을 보고 추격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은 큰 손실이 우려된다.

휴람알앤씨는 12일 M&A 건이 종결됐다고 발표했다.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던 정만현씨를 자회사인 우원이알디, 대상 등의 등기이사로 선임해 경영에 일부 참여시키고, 김기영 회장이 보유 중인 우원이알디 지분을 일부 매입할 수 있는 콜 옵션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다는 것이다.



정씨는 이날자로 44.13%까지 늘렸던 휴람알앤씨 지분을 8.87%만 남기고 현 경영진쪽에 지분을 넘겼다. 매각 단가는 812원으로 매입평균 단가라고 한다. 정씨는 차익을 포기(?)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경영진에 합류하는 실리를 챙긴 셈이다.

휴람알앤씨 경영진도 이번 싸움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휴람알앤씨는 지난달 하순부터 시작된 정씨의 공격적 매수와 M&A 선언으로 4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 10일 장중 1995원까지 오를 정도로 폭등했다. 휴람알앤씨도 대주주인 김기영 대표의 지분을 늘려서 맞서겠다며 M&A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유증을 성공시킨 10일이 꼭지였다. 이후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M&A 종결을 발표한 12일엔 개장부터 하한가로 떨어졌다. 12일 주가는 1190원이다. M&A 기대감 상실로 추가 급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M&A를 믿고 투자에 나선 일반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하겠지만 이 기간 휴람알앤씨는 실패할 뻔 했던 유상증자를 성공했다. 휴람알앤씨는 2일 실시한 2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22%의 청약률을 보였다. 60억원 정도가 청약된 것. 이후 10일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에서 62.5%의 청약률을 기록, 131억여원을 추가로 수혈했다.

액면가(500원)를 밑돌던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대규모 자금모집을 절반 이상 성공한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 신주는 액면가로 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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