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달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환율 하향 안정 추세로 외국인의 한국주식 되사기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에선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인다. 환율이 오르면 주가가 내리는 반면, 환율이 떨어지면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고점이던 지난 달 24일(1513원)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 10일(1393.80원) 현재까지 119.20원이 떨어졌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176.94포인트나 올랐다. 두 지표가 통상적인 '역관계' 그대로, 정반대의 길을 걸은 셈이다.
전날 하루만 봐도 그렇다. 원/달러 환율(1393.80원)이 전날 대비 53.20원 폭락하자 코스피지수는 40.03포인트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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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계가 성립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환율의 흐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달러로 투자하는 외국인에겐 원화가 강세(환율하락)면 환차익 기회가 생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살 가능성이 높아지고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외국인은 전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모두 657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 코스피지수도 반응해 3일 동안 40.82포인트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환율은 사흘째 큰 폭의 내림세였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과 코스피지수, 환율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실례다.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이날도 오전 11시25분 현재 804억원 어치의 주식을 더 사들이며 나흘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황빈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환율 하향 안정 전망에 매수세로 돌아섰고, 이것이 다시 환율 상승 압박 요소를 줄이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호 작용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에선 이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1%포인트)가 환율엔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증시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사자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