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탄 전 내년 성장률 하향 검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2.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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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앞다퉈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크리스마스(12월25일) 이전에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내년 실질성장률 전망치는 현재 4%에서 3%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0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금의 4%로 유지할지, (하향) 조정할지를 놓고 고민이 크다"며 "국제경제 환경이 더욱 나빠진 상황에서 지금의 성장률 전망치를 고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된다면 이달 25일 이전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때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이달 25일 전까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와 함께 '경제난국 극복'을 주제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첫 합동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3일 내년도 수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제시했다. 객관적으로는 3% 수준이지만,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성장률을 1%포인트 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감원이 가속화되는 등 경기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12일 내년 성장률을 3.3%로 예상한 뒤 같은 달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2%를 제시했다.


이어 JP모간과 메릴린치가 1.5%를 전망하더니 UBS는 아예 -3%의 역성장을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UBS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스 등 세계 7개 주요 은행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성장률의 평균치는 1.2%였다.

국내에서는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2%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정부도 한발 물러섰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답변에서 "내년 성장률이 2%대 중후반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은 3%를 기준으로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정책 효과로 성장률 1%포인트는 끌어올릴 수 있다"고 공언해왔음에 비춰 객관적 여건상 3%대 성장이 어렵더라도 정부가 3% 아래의 전망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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