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취업시장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머니투데이 송광섭 기자 2008.12.2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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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불황기 취업 10가지 전략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소식은 구직자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감과 고통을 주고 있다. 학점과 자격증에서 화려한 '스펙'을 자랑해도 괜찮은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꽉 막힌 취업시장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에 따르면 올해 채용시장은 전년대비 3.8%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대기업은 0.4% 감소한 데 비해 중견·중소기업은 18.9%와 20.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심각하다. 내년 기업들의 채용은 그 어느 때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최근 구직자 1121명을 대상으로 '새해 취업 전망 및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70.3%가 내년 취업시장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든 여건이 최악이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인재를 필요로 하는 곳은 꼭 있다. 불황기에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 점검해본다.

#1. "불황기엔 실무중심형·잡초형 인재가 뜬다"



불황기에 기업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것은 실무 능력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교육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이론중심'의 신입사원 보다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중심'의 사원을 더 선호한다.

경기가 어려울 때는 경영 환경뿐만 아니라 마켓 자체가 불안정하고 변화가 많기 때문에 순발력 있게 시장에 대응하고 위기를 뚫고 나가는 데 적합한 '잡초형' 인재가 각광 받는다. 경기가 좋을 때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창의력을 갖춘 '끼'있는 인재로까지 기업들의 관심대상이 넓어지지만 불황기에는 이보다는 위기대처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인재가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따라서 구직자들은 면접 등 채용과정에서 본인이 시련이나 위기상황을 자신만의 전략과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했던 사례를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입이라면 취업하려는 직종의 업무와 관련된 임시직이나 아르바이트, 인턴십, 공모전 등을 통해 실무능력과 경험을 갖출 필요가 있다.

#2. 눈높이를 낮춰라 '우회취업 전략'



정면 돌파가 여의치 않다면 우회해서 목표에 도달할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1년 이상 취업을 못하는 장기 미취업 상태로 들어갈 경우,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희망기업에 당장 취업하기가 어렵다면 낮은 단계의 관련기업에 입사해 직무경력을 쌓은 뒤 이를 징검다리 삼아 자신이 원하던 직장에 도전하는 우회 전략을 택해야 한다.

취업문턱이 높은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경우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유망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비전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취업전략 중 하나다.

건설워커 유종현 대표는 "불황 때는 대기업만 고집하거나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며 "자신의 커리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가면서 불황의 터널이 끝났을 때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 '그림자채용' 놓치지 말자

불황일수록 그림자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난다. 그림자 채용이란 취업사이트의 이력서 검색서비스나 사내추천, 학교추천, 헤드헌팅 등을 이용한 비공개 채용방식을 말한다. 온라인 이력서는 수시로 업데이트해 상단에 노출시키고, 주변 인맥을 모두 동원해 숨은 채용정보를 찾아내야 한다. 관심분야의 커뮤니티를 통해 인맥을 넓히고 관리하는 것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

내년에는 공채보다는 수시채용과 비공개채용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채용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경제불황 시기에는 대규모 공채보다는 소수수시채용이나 채용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공개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기 때문이다.



사내 직원들의 추천을 통해 인재를 뽑는 사내 추천제도도 기업이 적극 활용하는 비공개채용 방법 중 하나다. 사내추천제는 LG전자, 현대백화점, CJ, SK텔레콤, 한솔제지, 대웅제약 등이 일찍부터 공식 도입했고,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야후코리아와 한국HP, 시스코, 베니건즈, 피자헛, 스타벅스, 한국릴리제약, 필립스전자, 오라클, 한국존슨, 한국후지제록스, 한국네슬레, 듀폰코리아 등이 사내 추천제를 실시하고 있다.

#4. 정밀조준(pin-point)하라

취업이 힘들다고 똑같은 내용의 지원서를 이곳저곳 아무데나 마구잡이로 보내는 구직자가 많은데, 묻지마 지원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업종과 직종에 맞는 이력서, 더 나아가 회사별로 정밀조준(핀포인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같은 업종이라도 그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조건 등에 맞춰 그때그때 수정해야 한다.



#5. 부지런하게 검색하고 최대한 빨리 지원하라

꽉 막힌 취업시장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불황기에는 모집기간이 짧고 번개처럼 '휙' 지나가는 단타형 수시채용이 많다. 기업들은 지원자가 많은 것도 원치 않아 주요 채용사이트 한두 군데에만 구인광고를 낸다. 또 입사지원서가 접수되는 순서대로 바로 검토에 들어가고, 적임자가 있으면 마감일 전이라도 채용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인정보 게재일이 곧 마감일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6. 힘들수록 당당해져라



일자리가 줄어들고 위기가 계속되면 구직자들은 쉽게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채용시장에 대한 어두운 소식을 접하고 취업에 실패하는 횟수가 늘게 되면 어깨는 더욱 쳐지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과 당당함은 가장 큰 무기다. 힘들수록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은 위기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인재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불황기에 선호하는 인재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기업은 불황기일수록 긍정적이고 밝으며, 당당하고 투지에 넘치는 인재를 더더욱 찾는다.

#7. 뜨는 직업을 잡아라



영업직이 단연 손꼽힌다. 인크루트의 '불경기 선호인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렵더라도 '영업·판매·TM'은 신규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불황일수록 기업들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영업직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 영업직의 경우 전공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지원기회도 훨씬 넓은 편이다. 경기침체기엔 매출증대와 판로개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

'경영·사무·재무·기획직', '전문직·디자인·교육'등의 직종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규채용을 많이 하는 직종으로 꼽혔다. 외환위기 당시를 되짚어보면 기업에서 핵심인력으로 분류되는 MBA나 R&D직종은 오히려 인재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던 만큼 수요가 여전할 전망이다.



#8. 검증된 취업사이트를 활용하라

극심한 취업난을 틈타 취업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구직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웹사이트 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등록돼 있는 사이트만도 330여개에 이를 정도다.

경기가 어려울 때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격증 취득이 곧 취업을 성사시켜줄 것이라는 광고에 속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고액의 연봉을 벌 수 있다는 정보에도 항상 의심의 눈을 가져야 한다. 세상에 거저 돈 주는 곳은 없다.



부실 취업사이트에 운명을 맡길 순 없다. 사이트들이 난립해 있지만, 실질적인 채용정보는 상위 5위권내 종합취업포털과 분야별 1위 전문취업사이트에 집중돼 있다. 순위사이트 자료, 언론 인지도, 사이트연혁, 게시판 활성화 등을 참고하면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이 중에서 본인의 스타일에 맞고 믿을 만한 사이트 2~3개 정도를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매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9. 헤드헌팅 통한 비공개 채용 노려라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헤드헌팅 전문 포털사이트 HR파트너스(hrp.jobkorea.co.kr)가 올 하반기(7~11월) 동안 자사 사이트에 등록된 서치펌들의 채용공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채용중단, 구조조정 등 불황에 따른 취업한파에도 불구하고 헤드헌팅을 통한 채용은 지난 8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R파트너스 김혜정 과장은 "최근 경기악화 등으로 인해서 공채 대신 헤드헌팅업체 등을 이용해 기업에 필요한 인력만 비공개 방식으로 소수채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3개월간 인재 서칭을 위해 자사 사이트에 방문하는 헤드헌터만해도 하루 평균 1300여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10. 입사희망 기업의 분석 보고서를 써라

입사희망 기업에 대해 철저하게 연구해야 한다. 평생직장의 시대가 가고 평생직업의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에 대한 입사 열의를 높게 평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 인사담당자는 자신을 상품화한 뒤 홈쇼핑의 방송형식을 빌어 '나를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자기를 소개한 지원자를 베스트 사례로 꼽았다. 오리온 인사담당자 역시, 자사 제품을 모두 분석한 뒤 제품보고서를 작성해 여기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지원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 지원자는 "저는 초코파이처럼 정이 많으며, 고소미처럼 고소한 면도 갖고 있다"고 자신을 표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입사희망 기업에 대한 지원자의 열의는 인사담당자를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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