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게 많은 것..아는 종목에 집중하라

LG투자증권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2008.12.08 14:45
글자크기

[이윤학의 투자에세이]집중과 분산의 조화

우리가 평소 자주 연락하는 사람은 몇 명쯤 될 까?

어느 통신회사의 자료에 의하면 개인들이 휴대폰으로 거는 통화 중에 절반 이상이 세명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통화량 중에 가장 전화를 많이 거는 한 명에게는 29% 즉, 1/3 정도가 집중되었으며, 상위 세명에게는 전체통화 중 51%가 집중되었다. 그리고 통화집중도 현상은 남자보다 여성이 휠씬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의 젊은 층과 50대 이상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통화량 집중현상은 현대인의 삶의 패턴을 잘 보여주는 증거이다.

즉, 사회가 복잡·다원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계층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오히려 잘아는 그래서 매우 친숙한 특정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집중한 결과이다.



사회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다양해지면 다양해질수록 사람들이 더욱 단순하게 의사소통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잘아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 즉 믿을 수 있는(혹은 믿고 싶은) 사람과의 정서적 유대감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수없이 많은 인간관계가 있지만 자신이 잘아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고, 집중하고 싶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주식은 몇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이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지만,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얼마나 많은 투자종목에 집중할까? 좀더 달리 말하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몇 종목을 투자하고 보유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서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마젤란펀드의 운용자였던 피터린치(Peter Lynch)는 “ 예전부터 이런 해묵은 논쟁은 이어져 왔다, 제럴드 로브 등은 ‘당신의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라’라고 주장해왔고, 앤드류 토비어스 등은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담지 말라. 거기에 구멍이 나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논박해왔다”라고 하면서 문제의 핵심은 종목의 개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종목들이 얼마나 좋은지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조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① 당신이 해당기업을 훤히 알고 있는 경우, ② 충분한 연구분석으로 체크리스트상 모든 항목에 부합하는 기업을 찾았을 때는 가능한 많이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그것이 한 종목이 될 수도 있고, 다수의 종목의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분산투자 자체만을 위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은 무익한 것이다. 어리석은 분산투자야말로 소액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이라고 주장하였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렌버핏(Warren Buffett)도 분산투자에 대하여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일찍이 자신을 집중투자자(Focus Investor)라고 일컬으면서 “우리는 몇몇 뛰어난 기업에만 집중합니다”라고 말해왔다.

“많은 투자자들은 분산투자를 통하여 위험을 최소화시키려고 한다…펀드매니저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수가 많을수록 그만큼 위험은 줄어든다고 믿는다. 단 한 종목을 보유하는 것보다 10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낫고, 10종목보다는 100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낫다고 확신한다…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분산투자라는 주문에 익숙해져 있고, 그 결과 분산투자를 하면 그저 그런 수익률을 얻는다는 사실에는 둔감해지고 말았다…현명한 투자자라면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평균수익률’에 만족하고 말 것인가? 더 잘 할 수는 없을까?”(워렌버핏 투자법, 로버트 해그스트롬)

사실 워렌버핏이 말하는 집중투자의 원칙을 보면 피터린치가 말한 종목선별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워렌버핏의 집중투자 원칙은 ① 회사활동이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가? ②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기업의 향후 전망은 밝은가? ③ 경영자는 솔직하고 합리적인가? ④ 주당순이익(EPS)보다 자기자본수익률(ROE)를 더욱 중시 ⑤ 높은 매출액수익률(high profit margin)을 가진 회사를 선택한다 등등 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잘 알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자본의 효율성과 성장성측면에서 매출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워렌버핏은 그렇게 고른 뛰어난 기업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을 몇 개 선택하여 ‘집중투자’하여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적은 것이 결국 많은 것이다

워렌버핏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필립피셔(Phlip Fisher)는 보통수준의 여러 기업에 투자하느니 차라리 소수의 뛰어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그래서 그는“ 적은 것이 결국 많은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사실 분산투자가 좋은지, 집중투자가 좋은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투자자의 입장에서 많은 종목을 잘 파악하고 투자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같이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동시에 주식시장을 강타할 때에는 단순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확실한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방법이 주식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