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구조조정에 고용시장 더 불안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12.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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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이 고용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의 효율성을 10%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기존 인력 감축에 돌입했기 때문.

 정부는 경기침체로 위축된 고용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기업의 신규채용은 늘이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결국은 40대 이상을 희생양으로 삼아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식이라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7일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에 보면 관련 기능이나 역할을 다 했음에도 인력과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외주로 돌릴 수 있는 업무도 관련 인력을 계속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정한 인력 수준을 점검해 인력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일자리는 없앤다'는 원칙으로 공기업의 인력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 정부는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없지만 일부 공기업의 경우 30~40%까지 인력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공기업 구조조정이 신규 채용 감소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인력 감축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기업이 신규 채용을 계속하거나 오히려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때에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지는 못할 망정 있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있는 일자리마저 줄이고 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공기업 구조조정과 일자리 확충 방안이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이 정부 내에서도 있었다"며 "그러나 공기업 경영 효율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런 관점에서 공기업의 자연 감소 등을 통한 인력 감축 등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기업 경영 효율화라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어려운 고용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에서 밀려나는 40∼50대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 경제연구기관의 연구원은 "신규채용을 유지해도 명예퇴직이 가속화되면 공기업 일자리는 줄 수 밖에 없다"며 "공기업이 인력을 줄이면 중소기업을 포함한 일반 사기업은 인력 축소의 명분을 얻게돼 내년 고용시장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좀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며 밀려난 인력을 다른 곳에 재배치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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