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영화여 다시 오라…거듭 '나는' 김포공항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12.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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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동북아 비즈니스 허브를 꿈꾼다

김포공항이 동북아 중심의 비즈니스 허브를 겨냥한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에 국제선을 넘겨주며 쇼핑센터로 전락했던 김포공항이 최근 운항 도시를 늘리면서 제모습 찾기에 나선 것이다.

12월1일 대한항공 (22,550원 ▼50 -0.22%)아시아나항공 (9,770원 ▲280 +2.95%)이 나란히 김포~오사카 구간의 직항노선 길을 열었다. 대한항공은 295석 규모의 A330-300기종을, 아시아나항공은 290 규모의 A330 기종을 투입해 매일 운행한다.



운행 방식도 양사가 비슷하다. 대한항공은 일본항공(JAL)과, 아시아나는 전일본공수(ANA)와 프리세일 방식의 공동운항(코드세어)을 실시한다. 즉 이용객은 계약을 맺은 상대국 항공사의 좌석을 국내 항공사와 똑같은 조건으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

김포공항 김포~오사카 국제 직항노선은 도쿄 하네다공항, 상하이 홍차오공항에 이어 세번째다.



◆접근성 높은 도심 속 복합멀티공간

김포~오사카 노선이 생기면서 이용객들은 적어도 한시간을 벌게 됐다. 승객들은 비행기로 2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공항에서 도심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보다 김포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말한다.

덕분에 이 노선을 이용하는 김포공항 이용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2003년 말 취항 초기 52%에 불과했던 탑승률이 지난해부터 80%를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도 비슷한 탑승률을 보였다.


김포공항 국제선을 이용하는 승객 수는 연간 163만명에 이르지만 쇼핑을 비롯한 상업시설을 포함하면 이용자 수는 더 늘어난다. 아울렛, 영화관, 컨벤션센터의 연 이용객수를 합하면 200만명이 추가된다. 지난해 공항 수익의 59%가 비항공 수익이라는 사실은 김포공항 부가사업의 위력을 짐작케 한다.

이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내 테마공원이나 대중골프장 건설사업으로 비항공 수익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테마공원인 스파이파크를 인천공항철도와 함께 쇼핑과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2011년 완공할 예정이다. 대중골프장도 같은 시기까지 18홀로 조성하고 향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원데이 비즈니스, 다음 파트너는 북경

옛 영화여 다시 오라…거듭 '나는' 김포공항


김포공항의 목표는 1일 생활이 가능한 동북권 비즈니스 허브다. 3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주요국들과의 연결을 통해서 기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김포공항이 이렇게 발을 넓힐 수 있게 된 것은 노선권 기준이 변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한국항공공사 산하의 공항에 국제선 노선권 허가 범위를 1500km에서 2000km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의 국제선 노선권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오사카의 뒤를 이을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은 중국 산둥반도 인근 도시들과 일본의 대도시, 러시아 연해주 등이다.

현재까지 진행상황으로 봤을 때 김포공항의 네 번째 파트너는 베이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최근 김포~베이징 구간에 대한 항공회담을 중국 측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의 국제선 확충에 대한 기대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앞으로 동북아 국가들에 대한 무역비중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비즈니스 승객들의 이용빈도가 높아지리라는 예측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김포공항의 활용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바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물론 문제도 있다. 국제선은 국가간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시일이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노선경쟁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50여년간 소음 등 각종 권리를 침해 받으면서 살아온 주민들이다. 노선을 증설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신규노선을 거론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 하반기 시행되는 ‘공항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방음창이나 냉방시설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 접근성이 뛰어나다 보니 도심 내 운항시간도 제한적이다. 김포공항 주위에서는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만 비행기 운행을 허가하고 있다.

김상도 국토해양부 국제항공과장은 “김포국제공항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국제선의 추가가 필요하지만 주민들의 거부감으로 인해 쉽게 새로운 노선을 확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충분히 의견수렴을 하는 한편 소음피해에 대한 주민 지원법을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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