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외식업계 기상도..햄버거·커피만 '화창'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12.0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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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태마다 희비..패밀리 레스토랑, 파자전문점은 고전

불황으로 소비패턴에 변화가 생기면서 외식업계에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패밀리레스토랑과 피자전문점들이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로 고전하는 반면 햄버거와 커피전문점 등은 불황 속에서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정크푸드로 외면받던 햄버거는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공략해 매출이 오히려 늘었고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도 손님이 줄지 않아 그동안 미뤄왔던 가격 인상에 나섰다.



패밀리레스토랑과 피자 전문점들은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 때문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 패스트푸드 '맑음' = 패스트푸드는 그동안 웰빙 바람 때문에 외식업계의 변방에서 고전하다 경기침체와 함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롯데리아의 경우 대표 상품인 불고기버거 제품이 전년 1~11월 누적 매출과 비교해 10%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새로 출시한 한우버거가 식품 안전 논란 속에서 선전중이다.

경기침체가 심각한 미국에서도 맥도날드는 승승장구다. 맥도날드의 10월 미국내 매출은 5.3%,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의 매출은 11.5% 증가했다.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미국 맥도날드는 12월부터 더블치즈버거 가격을 1달러에서 1달러 19센트로 올렸다.


◇ 테이크아웃커피 '화창' = 커피빈코리아는 12월부터 라떼류의 제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올 들어 우유가격이 30% 급등해 원자재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한 것이다.

커피 전문점들은 커피 값이 식사 값에 맞먹음에도 불구하고 불황의 파고에서 비교적 선전하는 편이다.



앤제리너스 관계자는 "에스프레소 커피는 기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불황이라고 해서 소비를 크게 줄이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구매력이 왕성한 젊은 층 소비자가 선호하는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 패밀리 레스토랑 '천둥번개 동반한 비'=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공식적으로는 크게 나쁘지 않다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줄어드는 손님에 당황하고 있다.

베니건스는 이메일로 샐러드를 1000원에 먹을 수 있는 쿠폰까지 발급해 10년 전 외환위기때 유행했던 1000원 마케팅의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맛이 천편일률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보다는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음식점을 선호하게 된 것도 패밀리레스토랑의 비애다.

◇ 피자전문점 '흐림' = 다국적 피자전문점 피자헛은 최근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피자만을 파는 것에 한계를 느껴 12월부터 다양한 파스타 메뉴를 '투스카니 파스타'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출시와 함께 피자헛 주요 매장 간판을 한달간만 '파스타헛'으로 바꾸는 노출 마케팅에 돌입했는데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피자헛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역반응이 나오는 등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파스타 맛이 셰프가 요리하는 음식점들에 비해 떨어지는 데다 싸다고 내세우는 가격(7900~1만900원)도 크게 낮지 않아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동종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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