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투자액 지금 줄이면 '득보다 실'

이진용 와이즈에셋 선임 PB 2008.12.02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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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자산관리 클리닉

"펀드를 5년 이상 했는데 지금 반토막이예요. 작년에는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작년에 뺄걸 그랬어요. 어떻게 해야 할 지 관리해주는 담당자도 없다보니 그냥 이렇게 돼버렸어요."

"작년 1900포인트 대에서 적립식 펀드를 1년 정도 하고 있는 데 향후 어떻게 될지 몰라 현재 불입중단을 하고 있어요. 이게 맞는 건가요?"



상담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대부분 장기 투자하려던 최초의 마음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위기와 혼란시기의 재테크'를 말하는 듯하다. 불안한 마음에 금융회사를 찾으면 증시가 대세 상승하는 시기에는 펀드를 지금처럼 증시가 안 좋으면 안전한 예ㆍ적금을 들라고 한다. 더군다나 잘 선방하는 괜찮은 펀드까지 지금 시기가 안 좋으니 환매하고 다른 펀드로 갈아타라고 한다. 그리고 분산 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언급하며 결국 유동성을 위해 안전자산 비중을 확보하라고 한다.

향후 증시가 기지개를 펴면 아마 또 다시 투자의 시대를 외치며 펀드 가입을 권할 것이다. 증시가 롤러코스트를 탈 때마다 투자자는 이렇게 평생토록 '단타 분산투자식 자금운용'을 해야 하는가?



◆자산이동은 신중하게

하락조정장이 길어질 것이라는 뉴스에 주식형 펀드를 채권형펀드로 옮기거나 환매해 달러예금을 들거나 금관련 펀드를 가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이렇듯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 예적금시장 등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 나타날 때마다 자산시장을 옮겨가는 자산군(aseet class) 전략이 얼마나 높은 수익을 가져줄까? 일명 메뚜기식 자산운용은 최초 운용목적에 맞게 단-중-장기 자금설계도를 짜고 곰처럼 우직하게 믿고 견디는 경우보다 더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의 대공황(1929), 오일 쇼크(1973), 블랙먼데이(1987), IT 버블(2000) 등을 겪은 금융선진국은 이미 많은 홍역을 치렀다. 반면 지난 2003년 펀드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이후 코스피는 다행히 대세 상승을 해왔다. 저축에서 투자로 환경이 바뀐 이후 현재처럼 길고 큰 폭의 약세장을 처음 맞는 우리에겐 선진국과 달리 선례 없는 수익률 하락 상황에 투자자는 더욱 난감할 수밖에 없다.


2000년 전후 우리 증시 또한 장밋빛 전망 속에 주가가 급락했고 공포에 떨며 투자를 꺼려할 때는 주가가 말 안 듣는 청개구리처럼 오르곤 했다. 그러나 IT버블, 9.11테러, LG카드 사태, 차이나 쇼크, 현재의 서브프라임 사태까지 증시 폭락 바이러스는 언제나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는 독감을 치르게 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77(1998년 6월)까지 폭락한 IMF 외환위기 시기를 거쳐 가는 동안에 적립식펀드를 했다면 어떠했을까? 1994년 12월(지수1025)부터 1999년 12월(지수1006)까지 지수가 원점으로 회복되는 5년 1개월 동안 매월 25일에 주가지수에 적립 투자했다면 평균 매입단가지수는 722, 누적투자 수익률은 38.5%로 그 어려운 시기에 약 7.7%의 연평균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액티브형펀드로 운용했다면 인덱스보다 더 큰 손실의 구간을 겪은 뒤 더 큰 이득을 가져왔을 것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

이 같은 예에서 보듯 지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적립 투자를 중단하는 것은 특히 중장기 투자상품에 있어서는 득보다 실이 된다. 물론 1998년 6월 증시 바닥을 신처럼 정확히 예측하고 위의 경우와 동일하게 투자했다면 누적 56.25%의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우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더욱이 경제가 좋아진다고 느끼기 전에 주가는 이미 올라있기 태반이다.

과거 1989~2007년까지 18년간 코스피에 투자한 경우를 주요 경제이슈와 증시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먼저 걸프전 전후의 3년(1989~1991), 그 이후 IMF 3년(1996~1998), IT 버블과 이라크전쟁의 충격이 있던 약 2년(2001~2002)의 하락장이 있었다. 이 하락장 이후 다시 반등해 여러 번의 상승장(1993~1995 3년 / 1999~2000 2년 / 2003~2007 5년)을 그려왔다. 현재의 상황은 서브프라임이라는 글로벌 충격에 작년부터 근 1년 동안 과거 하락장과 같은 홍역과정을 치루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이렇듯 주가는 오르고 내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하락장에서의 적립 중단과 섣부른 자산 이전은 결국 소탐대실 할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이든 주식형 적립 변액보험이든, 연금펀드든 목적잔여기간이 상당히 남아 있는 투자자인 경우 그 적립을 중단하는 것은 향후 더 크게 얻을 이득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첫째, 본인의 최초 중장기 자산운용 설계도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둘째, 투자상품자체에 문제가 없으며 셋째, 생활비 대출원리금 상승 등에 따른 유동성의 문제를 감내할 수 있다면 투자초기의 냉정함과 열정을 유지하는것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시기라고 판단된다. 자산군의 분산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의 투자기간과 목적에 따른 최적투자포트폴리오를 짜고 이를 준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이라면 가능한 꾸준히 사 들어가는 장기투자가 최고의 전략일 것이다.

◆처음엔 크게 굴리고 나중엔 지켜라



장기 변액보험의 경우에도 지금의 주가조정기에 불입을 중단할 경우의 '실'은 마찬가지다. 적립금 덩어리가 얼마 쌓이지 않은 자산형성단계에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와 기회를 얻지 못하는 되는 것이다. 다만 관리가 중요할 때가 있다.

첫째, 투자기간이 오래됐거나 월 적립금액이 커서 그 동안 해당 적립금 규모가 큰 상태다. 둘째, 연금 또는 일시금 등으로 만기자금을 수령해야 하는 목표시점이 몇년 내로 도래하고 있는 경우다. 셋째, 지금처럼 주가가 조정기(逆 코스트 에버리지)를 겪고 있고 목표만기시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다. 그렇다면 그 동안 쌓아온 큰 적립금 덩어리 자산을 채권형, 혼합형 등으로 펀드변경을 해 적극적인 추가손실방지와 유지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자산형성 초기라면 중단하지 말고 계속 불입하는 것이 옳다. 또한 자산형성 도입기간에 지수의 등락에 따른 잦은 펀드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도인출 또한 불황기엔 더더욱 독이 된다.

물론 마냥 기다린다고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전에 투자기간과 기대수익률을 미리 정해야 한다. 만일 목표투자기간 만료 전에 이미 사전 기대목표수익률을 확보했다면 미련 없이 환매하는 편이 낫다. 그 후 환매자금을 CMA, MMF, 예ㆍ적금 등의 안전자산으로 대체하고 목적자금소요 투입 전까지 대기시켜 놓는 것이 최고의 환매 기술일 것이다. 그런데 그 최적의 시기를 파악하기가 쉽지가 않고 놓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더 오를 것이라는 불포화 만족의 욕심 때문에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더 많다.



기대수익을 이미 확보했으나 목표투자 잔여기간까지의 상황이 안개속인 경우, 기대수익에 완벽하게 미치지 못했지만 잔여 목표투자기간까지 전개될 악재시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면 어떠한가? 투자자산종류와 운용방식에 따라서는 계속 손에 쥐고 있는 것보다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의 공포, 당장의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환매의 기술보다 시간을 기다리는 지혜일 것이다. 적립식이 아닌 거치식 투자자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환매해야 할지 아니면 계속 목표기간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져가야 할지 등 최고의 환매기술은 자산관리 재무주치의와의 지속적인 투자관리와 커뮤니케이션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투자관리가 있을까? 바로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점검이다.

섣불리 환매를 결정하는 것보다 우선 적립식, 거치식펀드 등 펀드 포트폴리오, 주식형 변액보험, 연금펀드, ELS(ELF) 등 본인의 목적과 부합하는 운용기간, 운용방법, 운용상품이 맞는지 투자자산 전체에 대해 점검하고 리뷰할 필요가 있다. 만일 투자 중인 펀드가 시장지수, 벤치마크, 유형평균 등에 비해 저조한 성과와 방어를 하고 있다면 환매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펀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른 펀드가 좋아 보여서 등의 무절제한 변경이 아니라 보유 펀드의 철저한 분석(지표대비, 위험성과 평가, 스타일 형태, 투자시장매력도 등)을 통해 신중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변액보험 또한 과도하게 신흥 이머징시장 쪽으로만 편입되어 있지 않은지, 너무 안전하게 채권형 위주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지 투자지역과 펀드스타일 등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점검 후 비효율적인 펀드로 설정돼 있다면 전문가와 협의해 가장 합리적인 펀드스타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ELS, ELF는 만기가 정해져 있고 주가회복이라는 'if 조건'을 그 기간 내 충족해야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만기까지의 시황, 원금손실구간이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는 환매수수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지 또는 환매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 만큼 주가연계투자상품은 가용운용자금내에서 제한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일시금으로 운용되는 거치식펀드는 만기가 따로 없기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면 목표수익 달성 가능한 시점까지 계속 더 버틸 수 있다는 점에서 ELS(ELF)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좀 더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펀드 포트폴리오가 거치식 위주로 구성돼 있다면 적립식보다 상대적 위험과 수익이 더 크므로 전체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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