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수출 실적에도 증시는 '덤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2.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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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당분간 경기방어 기능 상실'..이미 예견돼 불확실성 해소 계기

11월 수출이 7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증시는 덤덤한 반응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그 기능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지만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식경제부는 1일 11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 감소한 292억6200만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6% 줄어든 289억65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2억97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월별 수출이 감소한 것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적었던 지난해 9월(-1.1%) 이후 처음이다. 조업일수 요인을 빼면 실질적으로 2002년 6월(-0.3%) 이래 처음이며 이번 감소율은 2001년12월(-20.4%) 이후 최대치다.

황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내수 부진을 수출이 상쇄해 왔는데 3분기부터는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11월 지표는 수출이 경기하강을 방어하는 역할을 상실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내년 경기 하강 압력이 커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을 주도했던 화학과 철강이 수출물량 뿐만이 아니라 가격가지 하락하면서 11월 수출 실적이 좋지 못했다"며 "당분간 조선을 제외하고는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은 조업중단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여지가 있다"며 "경기가 경착륙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은 "20일까지의 수출 현황이 이미 나왔었기 때문에 11월 수출이 좋지 못할 것으로 이미 예상돼 왔다"며 "업체들의 새로 제품을 들여오기 보다는 재고를 조정하고 있고 무역금융마저 신용경색으로 막히면서 우리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수출이 좋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지표들이 악화되고 있지만 이미 예상했던 만큼 컨센서스를 크게 넘어설 정도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좋든 나쁘든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출이 최악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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