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자금 출연, 증권주에 '호재'

임상연 박성희 기자 2008.12.0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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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안정→증권사 채권평가 손실도 만회

증권업계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자금 출연이 증권주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채안펀드 조성으로 채권 금리가 안정을 찾으면 증권사의 채권평가 손실도 만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채안펀드에 출연키로 배정받은 자금은 5000억원. 이 중 증권선물거래소·증권업협회·증권예탁결제원·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은 1000억원을, 나머지 36개 증권사가 자산규모에 따라 40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자산규모가 가장 큰 우리투자증권은 505억원을 분담하며, 대우증권(401억원), 동양종금증권(379억원), 한국투자증권(339억원), 삼성증권(294억원), 현대증권(272억원), 굿모닝신한증권(204억원), 미래에셋증권(196억원), 대신증권(173억원) 순이다.

채안펀드 자금 출연, 증권주에 '호재'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채안펀드가 조성돼 채권 금리가 안정되면 증권사가 채권평가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 증권주에 이득"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 투자 자산 중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으로, 최근 증권업계의 실적 악화는 증시 하락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채권 평가손실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2분기 대우증권의 채권관련 평가손실은 877억7400만원,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803억3400만원, 625억8800만원에 이른다.

정 연구위원은 "최근 대우증권이나 우리투자증권의 주가가 크게 오른 것도 채권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컸던 게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채권 금리가 안정되면 그만큼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보익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평균 500%에 육박하고 있고 대형사의 경우 보유현금만 수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채안펀드 출연금은 큰 부담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들은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출이 생기면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출연금이 가장 많은 우리투자증권의 NCR은 9월 말 현재 382.4%, 대우증권은 469.4%다. 골든브릿지증권의 NCR이 305.97%이지만 출연금이 9억원에 불과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위원은 "다만 보유 현금이 부족한 증권사들은 출연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자산을 팔아야 한다"며 "당장은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채안펀드가 운용되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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