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파크타워는 지난 2005년 분양 당시 한 달 만에 프리미엄이 1억원이나 붙었다. 3.3㎡당 2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분양가에도 값은 더 치솟기만 했다. 지난해에는 가격이 분양가의 두 배까지 뛰었다.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난 9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때부터 급매물이 나오며 값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것.
최근 용산시티파크 188㎡형(55평형)은 15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3.3㎡당 2700만원선이다. 이 주택형은 9월만 해도 적어도 18억~19억원에 거래되던 인기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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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파크타워는 시티파크보다 몸값이 조금 더 높다. 그래도 가격하락세에는 버텨내지 못하고 있다. 용산파크타워 170㎡형(50평형)은 18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9월엔 22억원을 넘었던 곳이다.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월 이후로 매수세가 끊기면서 용산시티파크나 용산파크타워 분양권 가격이 뚝 떨어진 상태"라며 "같은 용산이라도 용산역에서 멀어질수록 가격하락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용산파크타워 조합원들의 경우 과거에 받았던 프리미엄을 그대로 받으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 분양권을 팔겠다고 내놓는 경우 5억원의 현금 프리미엄과 10억원의 조합원 분양가격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산역과 용산시티파크 사이에는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은 상가 세입자 보상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연내 분양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용산 일대의 중개업소들은 용산4구역에서 분양하게 되면 주변 아파트가격을 지지해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은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고 40층 494가구의 대형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공사다.
예상되는 분양가는 3.3㎡당 3500만~3800만원선이다. 용산시티파크나 용산파크타워의 현재 시세가 이보다 더 떨어진 곳도 있어 이 가격대로 분양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세도 안나간다
용산시티파크와 용산파크타워의 경우 전세시장에도 한파가 몰려왔다. 용산파크타워 160㎡형의 경우 전세물건이 3억~4억원 선에 나와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는 보통 매매가격의 25~30%선에서 형성되는 분위기"라며 "전세 수요가 거의 없어 다른 곳에 비해 집값 대비 전세값 비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주변에 학군이 형성돼 있지 않고 대학교마저 가깝지 않아 전세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용산파크타워는 입주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지만 밤에는 불꺼진 집들이 훨씬 많다. 입구도 한산하고, 일반 상점들도 거의 입점하지 않았다.
지역 특성상 세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용산시티파크의 경우 세입자가 나서지 않아 입주가 완료될 때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