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한파에 뜨겁던 용산마저 '꽁꽁'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12.0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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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불 꺼진 용산시티파크·파크타워

경기한파에 뜨겁던 용산마저 '꽁꽁'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규모 개발호재, 용산민족공원을 끼고 있는 탁월한 주변환경, 지하철 4호선ㆍ1호선ㆍ중앙선과 KTX용산역 등이 도보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강북개발의 중심축 등 막강한 재료를 바탕으로 초유의 청약경쟁을 기록했던 용산시티파크와 용산파크타워. 그 용산마저 부동산경기 침체에 열기가 꺾였다.

용산파크타워는 지난 2005년 분양 당시 한 달 만에 프리미엄이 1억원이나 붙었다. 3.3㎡당 2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분양가에도 값은 더 치솟기만 했다. 지난해에는 가격이 분양가의 두 배까지 뛰었다.



그러나 지금 용산은 그 뜨거웠던 열기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용산파크타워는 10월말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나 아직은 입주한 가구가 많지 않아 매우 한산한 분위기다.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승승장구하던 용산도 부동산 경기 한파는 이기지 못했다. 올초부터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동안에도 용산은 꿋꿋하게 높은 가격을 유지해왔지만 지금은 하락세에 속수무책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지난 9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때부터 급매물이 나오며 값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것.

최근 용산시티파크 188㎡형(55평형)은 15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3.3㎡당 2700만원선이다. 이 주택형은 9월만 해도 적어도 18억~19억원에 거래되던 인기물건이었다.


용산파크타워는 시티파크보다 몸값이 조금 더 높다. 그래도 가격하락세에는 버텨내지 못하고 있다. 용산파크타워 170㎡형(50평형)은 18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9월엔 22억원을 넘었던 곳이다.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월 이후로 매수세가 끊기면서 용산시티파크나 용산파크타워 분양권 가격이 뚝 떨어진 상태"라며 "같은 용산이라도 용산역에서 멀어질수록 가격하락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용산파크타워 조합원들의 경우 과거에 받았던 프리미엄을 그대로 받으려고 하고 있다"며 "지금 분양권을 팔겠다고 내놓는 경우 5억원의 현금 프리미엄과 10억원의 조합원 분양가격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용산역과 용산시티파크 사이에는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은 상가 세입자 보상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연내 분양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용산 일대의 중개업소들은 용산4구역에서 분양하게 되면 주변 아파트가격을 지지해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용산4구역 재개발사업은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고 40층 494가구의 대형 주상복합이 들어서는 공사다.

예상되는 분양가는 3.3㎡당 3500만~3800만원선이다. 용산시티파크나 용산파크타워의 현재 시세가 이보다 더 떨어진 곳도 있어 이 가격대로 분양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세도 안나간다



용산시티파크와 용산파크타워의 경우 전세시장에도 한파가 몰려왔다. 용산파크타워 160㎡형의 경우 전세물건이 3억~4억원 선에 나와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는 보통 매매가격의 25~30%선에서 형성되는 분위기"라며 "전세 수요가 거의 없어 다른 곳에 비해 집값 대비 전세값 비율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주변에 학군이 형성돼 있지 않고 대학교마저 가깝지 않아 전세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용산파크타워는 입주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지만 밤에는 불꺼진 집들이 훨씬 많다. 입구도 한산하고, 일반 상점들도 거의 입점하지 않았다.

지역 특성상 세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용산시티파크의 경우 세입자가 나서지 않아 입주가 완료될 때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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