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토건, 태원물산 공개매수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11.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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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건의 적대적M&A 모두 실패… 주가급등·오너중심 구조 부담

비상장사인 은산토건이 태원물산 (3,505원 ▲30 +0.86%)에 대해 공개매수를 통한 적대적M&A를 선언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태원물산 주가는 오후 12시 현재 상한가인 2만46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0일 1만5050원이었던 주가는 6거래일째 상승세다.



은산토건은 태원물산 보통주 19만8000주를 오는 12월17일까지 공개 매수할 예정이라고 이날 공시했다.

주당 공개매수 가격은 2만5000원. 공개 매수가 완료되면 은산토건이 보유한 태원물산 지분율은 기존 6.25%(4만1290주)에서 36.25%(23만9290주)로 늘어나게 된다. 태원물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11월4일 기준) 34.49%를 넘어선다.



은산토건 관계자는 "태원물산이 오래된 업력에도 불구하고 성장 및 발전 기회를 상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상장이래 수십년간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경영인을 투입해 주주가치를 극대화 시킬 계획"이라고 공개매수 목적을 밝혔다. 매수 비용은 약 49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변수가 많아 결과를 점치기 이르다면서도 적대적 M&A를 위한 국내 공개매수 사례들이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점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3년 이후 국내에서 이뤄진 총 4건의 적대적 M&A를 위한 공개매수는 주가가 크게 오르거나 공시의무 위반 등으로 잇따라 실패했다.


2004년 2월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공개매수와 같은해 3월 동성화학의 에스텍 공개매수 모두 실패로 끝났다.

올 들어서는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한화그룹 측이 '백기사'로 나서면서 실패했다. 4월에는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의 이복동생들이 주축이 된 마르스 1호 사모투자펀드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샘표 경영권을 위협했지만 31.98%의 지분을 확보하는 데 그쳐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됐다.



적대적 M&A가 진행되는 동안 주주들이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미 태원물산 주가(2만4600원)는 은산토건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2만5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태원물산이 오너 중심의 소유구조로 우호 세력을 적극 동원하기 쉽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태원물산은 지분 3%를 보유한 삼한광업 외에 11명의 특수관계자가 모두 친인척 개인으로 구성돼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공개매수가 끝나거나 실패하는 경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요즘 같이 증시가 변화무쌍하고, 특히 건설업종이 불안한 상황에서 M&A 이슈 하나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인수를 추진하는 쪽이 갑자기 포기하거나, 대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해 M&A로 거품이 끼었던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태원물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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