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업계는 이번 조치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파워칩의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후발 D램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이로써 엘피다의 렉스칩 지분은 48.8%에서 52%(15억 2105만 2000주)로 늘어나게 됐다. 엘피다가 인수한 지분이 3.2%로 기존 지분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경영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50%+1주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엘피다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D램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엘피다가 반도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고정거래선 및 현물시장의 수급 균형 조절을 위해 전략적으로 보유했던 조인트벤처의 지분(48.8%)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피다 측은 또 "렉스칩이 엘피다의 자회사가 되면 시장에서 더욱 빠른 사업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분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국내 D램 업계는 엘피다가 렉스칩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더라도 생산능력 배가로 인한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인 파워칩의 유동성 위기를 덜어주는 차원에서의 지분인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의 렉스칩 지분 인수로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엘피다가 자금여력이 있는 한도 내에서 최소한의 지원을 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와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에 이어 업계 3위인 엘피다는 최근까지 파워칩과의 합병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합작사 지분 매각 이후 파워칩이 좀처럼 회복을 하지 못할 경우 양사의 합병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후발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