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엘피다, 대만 D램 합작사 지분 3.2% 인수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11.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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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칩 경영권 확보..후발 D램 업계 유동성 해소 일환으로 해석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가 대만 D램 업체인 파워칩과의 합작사인 렉스칩 지분 3.2%를 인수, 렉스칩을 자회사로 두기로 했다.

D램 업계는 이번 조치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파워칩의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후발 D램 업체들의 자금 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음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일본 엘피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파워칩이 보유하고 있는 렉스칩 지분 3.2%(9425만 1000주)를 내년 3월말까지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엘피다의 렉스칩 지분은 48.8%에서 52%(15억 2105만 2000주)로 늘어나게 됐다. 엘피다가 인수한 지분이 3.2%로 기존 지분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경영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50%+1주를 넘어서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엘피다가 파워칩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는 내년 3월말이면 그동안의 양사 공동경영체제에서 엘피다 단독경영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엘피다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D램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엘피다가 반도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좋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고정거래선 및 현물시장의 수급 균형 조절을 위해 전략적으로 보유했던 조인트벤처의 지분(48.8%)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피다 측은 또 "렉스칩이 엘피다의 자회사가 되면 시장에서 더욱 빠른 사업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분 인수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D램 업계는 엘피다가 렉스칩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더라도 생산능력 배가로 인한 시장 점유율 상승 등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인 파워칩의 유동성 위기를 덜어주는 차원에서의 지분인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의 렉스칩 지분 인수로 D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엘피다가 자금여력이 있는 한도 내에서 최소한의 지원을 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에 이어 업계 3위인 엘피다는 최근까지 파워칩과의 합병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합작사 지분 매각 이후 파워칩이 좀처럼 회복을 하지 못할 경우 양사의 합병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럴 경우 후발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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