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산타랠리 기대해도 좋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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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2일간 3446억 순매수… 中·EU 등 동시 경기부양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바닥탈출에 대한 심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33.70포인트(3.3%) 오르면서 1063.48로 마무리하면서 1060선도 회복했다. 기술적 분석에서 심리선으로 불리는 20일선(1075.79)에 12.31포인트(1.2%)만 남겨둔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3거래일간 연속 오르면서 9.4% 급등했다. 사흘간 상승폭은 종가기준으로 100포인트에 육박하는 93.3포인트이다.



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바닥탈출의 안도감과 12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쏟아지는 호재, 사라지는 불안



일단 정책적인 모멘텀이 증시의 바닥심리를 해소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최근 급등세는 경기침체 탈피를 위한 글로벌 공조가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정책모멘텀'이 불안 심리를 사라지게 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계대출 안정과 중소기업 회생을 위해 최근 8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큽하기로 한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이를 감안한 경제팀을 구성한 대목이 시장에 신뢰를 주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기준금리를 11년 내 최고인 1.08%p 내렸고, 유럽연합이 2000억유로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붇는 점도 증시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경기침체 탈피를 위해 세계 각국이 재빠르게 공조하면서 '정책모멘텀'이 발생해 글로벌 증시의 치유도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국내적으로는 불안했던 환율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통화스와프 자금 40억달러가 다음주부터 공급되면서 요동치던 환율이 잠잠해진 것도 증시에 안도감을 안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1513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2일 연속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27일에는 1476원까지 하락했다.

류수민 현대증권 (7,370원 ▲10 +0.1%) 연구원은 "미국 FRB가 금융기관 부실과 파산을 막는 기존 조치에서 벗어나 발권력을 동원해 주택시장과 소비자금융 등 실물에 대한 직접 지원을 실시한 점이 주목된다"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한 무제한적 자금공급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간 344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증시의 반등을 주도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은 "경기부양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가 호전되면 저가매수 차원의 외국인 매수세가 좀더 이어지거나 최소한 대량의 매도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반도체업황 회복기미도 호재



중국의 경기부양책 강화도 국내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12월 초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과 내년에도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증시 활황기에 코스피시장을 주도했던 중국관련주는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POSCO (375,000원 ▼500 -0.13%)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은 3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각각 14.9%와 14.4% 급등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추가로 예정돼 있어 국내증시의 관련주들의 단기랠리는 충분할 것으로 평가했다.



마 연구원은 "12월 초 열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지난 9일 발표한 4조위안 규모의 부양책에 이어 감세와 유가인하 등 새로운 방안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중국관련주도 당분간 상대적으로 견실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주 불황의 끝이 보인다는 주장도 향후 코스피의 상승세를 지속할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아닉스가 3일 연속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이들 기업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던 D램 가격이 내년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램 가격은 당분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증권가에서는 D램 불황의 터널이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이 불황의 8부 능선을 넘었다"며 "2009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반도체 시장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산타랠리 기대해도 좋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12월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국의 11월 말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까지 S&P500 증시는 평균 2.9%, 코스피는 3.5% 올랐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미국의 소비감소로 '산타랠리'는 힘들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연말을 앞두고 글로벌 경기부양책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이같은 기대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큰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최근 상황을 볼 때 '산타랠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후속적인 각국의 재정정책이 나온다면 악화된 실물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상당부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공조에 비해 미적거리는 국내 정책당국의 행보가 코스피의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 구조조정과 대폭적인 금리인하, 은행의 대출기피 등 국내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만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며 "세계 각국의 발빠른 행보처럼 국내 정책당국도 현안 해결을 위해 스피드있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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