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현실을 따지지 않더라도 베리타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GM대우에게 중요한 차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여서 더 의미가 남다르다.
이때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 들여온 차가 베리타스다. 베리타스는 스테이츠맨을 기본으로 제작됐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선입견이었다.
이 차의 매력은 일단 큼지막한 외관이다. 휠베이스(앞바퀴 축과 뒷바퀴 축 사이 거리)가 쌍용차 체어맨W의 2970mm나 현대차 제네시스(2935mm)보다 긴 3009mm다. 이는 실내공간이 넓어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또 뒷좌석 레그룸과 숄더룸(어깨와 차 실내 측면사이의 공간)이 각각 1098mm와 1500mm로 국내 대형차 중 최고 수준이다.
3.6L 엔진에 최대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4kg.m(2800rpm)이다. 가속력은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기어를 'D'에 놓고 시속 120km를 전후로 달릴 때까지 무리 없이 대형차답게 힘차게 뻗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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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스포츠모드를 갖고 있는 고성능 차들은 기어를 스포츠모드 즉 'S'로 옮기면 순간 출력이 3500rpm 가량 높아지며 단숨에 시속 200km에 도달한다. 그러나 베리타스는 이 부분에서 반응 속도가 다소 떨어진다. 덩치에 비해 토크가 다소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외 부분은 흠 잡을 데가 별로 없다. 속도에 따른 역동적인 서스펜션, 안정적인 코너링은 일품이다.
소음 차단에 역점을 둔 제네시스나 에쿠스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조용한 편이었던 스테이츠맨보다 소음이 크다. 세팅의 결과라는 게 GM대우의 설명이다. 달리는 즐거움을 고려했기 때문이란다.
각종 조작 스위치 등이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모여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가 운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조작 장치를 최소화 하고 되도록 손 안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한 배려를 떠올리게 한다.
실내 마감 재료 등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덩치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갈음할까 한다. 디럭스(Deluxe), 프리미엄(Premium), 럭셔리(Luxury) 등 총 세 가지 모델이며 가격은 디럭스 4650만원, 프리미엄 5380만원, 럭셔리 57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