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하는 데 7조弗 '밑빠진 독'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1.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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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위기 극복 위해 지금까지 7조 달러 사용
-"안 썼으면 더 큰 비용 치렀을 것"vs"돈 더든다"

ⓒ출처=cnnⓒ출처=cnn


미국 정부가 이번 금융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데 쏟아 부은 돈은 7조 달러, 우리돈 1경5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인 한 명당 2만3000달러에 해당되며 미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맞먹는 규모다.

미 정부는 과거 1980년대와 1990년대 말에도 위기 극복을 위해 자금을 풀었다. 그 당시 사용한 돈은 1600억 달러,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지금 돈 2370억 달러 규모다. 현재의 7조 달러에 가까운 규모의 지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경제정책리서치센터의 딘 베이커 공동소장은 26일(현지시간)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전무후무 할 정도로 매우 많은 돈"이라면서 "많은 것을 잃더라도 7조 달러에 가까운 규모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관론자들은 정부 지출이 너무 많은 데다 납세자들의 돈을 너무 위험하게 운용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구제 조치가 없었다면 금융시스템이 무너져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자한 돈이 머지않아 회수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기간입찰대출(TAF)을 통해 은행에 빌려준 1조6000억 달러 중 1조2000억 달러를 돌려받았다. 또 정부가 대출 이자를 받는 데다 보유한 회사 지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가치가 언젠가는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와코비아의 존 실비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구제금융은)비싼 계획이지만 정부 개입은 꼭 필요했다'며 "시장이 회복되면 정부는 남부럽지 않은 가격에 자산을 팔 수 있다"고 밝혔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금융기관이 직면한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구제금융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커 소장은 "더 많은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실 자산이 더 많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구조조정을 받아야 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렇다면 미국 정부는 7조 달러를 어디에, 어떻게 써 왔을까.

◆ '월스트리트' 일병 구하기

△ 기간입찰대출(TAF) :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TAF 창구를 신설해 미 은행권에 1조6000억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 TAF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월간 200억 달러였던 대출한도는 지난달 3000억 달러로 확대됐다.



△ 통화 스와프 : 외국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한국은행 등을 포함한 13개국 중앙은행에 달러를 무제한 공급키로 했다.

△ 베어스턴스 : 지난 3월 베어스턴스의 잠재 손실을 보증하기 위해 290억 달러를 지원했다. 또 정부 대출을 통해 JP모간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 베어스턴스의 파산을 막았다.

△ 은행 대출 : 지난 3월 비 상업은행에도 대출을 허용한 뒤 하루 평균 700억 달러를 투자은행들에 대출했다. 또 상업은행에는 하루 평균 920억 달러를 제공했다.



△ 현금 투입 : 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규모 부실자산인수프로그램(TARP) 자금 가운데 2500억 달러를 은행에 할당해 금융주 우선주를 매입했다.

△ 씨티그룹 : 씨티그룹의 부실자산 3000억 달러를 보증해주고 씨티에 450억 달러의 현금을 투입키로 했다.

△ 연준의 금리 인하 : FR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1%까지 내렸다. 지난해 9월 기준금리는 5.25%였다. 1년새 무려 4.25%p 인하한 것이다.



◆ '메인(main)스트리트' 일병 구하기

△ 세금 환급 :1억4000만 납세자들이 소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도록 1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 조치를 실시했다.

△ 실업수당 확대 : 실업수당을 80억 달러 확대했다. 이번달 강화된 안이 의회를 통과한 뒤 지급기간이 기존 26주에서 39주(일부 해당지역)로 연장됐다.



△ 파산한 은행 인수 : 올해 22개 은행이 파산한 뒤 FDIC의 예금보험 펀드에선 155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 주택차압 구제 : 주택차압을 막기 위해 버려진 주택을 수리해 매입하려는 구매자에게 4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학자금 대출 보증 : 민간 대출기관이 떠안은 90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부채를 정부가 사들였다.



△ 머니마켓펀드(MMF) 보증 : 미 재무부는 500억달러의 외환안정기금(ESF)을 활용해 참가의사를 밝히고 수수료를 지불한 모든 MMF를 1년간 보증하겠다고 밝혔다.

△ 주택자금 융자 : 연방주택국(FHA)은 최대 30년간 저리로 3000억 달러의 주택자금을 융자해줄 수 있도록 했다. 주택차압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신규 주택매입자들에 적용되는 160억 달러 규모의 세금 공제 혜택도 포함된다.

△ 예금 보증 : 예금보호 한도를 기존 10만 달러에서 25만 달러로 일시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 소비자 대출 보증 : FRB는 화폐 발행권한을 동원해 소비자 대출과 모기지 대출에 8000억달러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 아메리카' 일병 구하기

△ 기업 살리기 : 기업들에 680억 달러 규모의 세금을 공제해주기로 했다.



△ 패니매 프레디맥 : '빅2' 국책모기지업체를 살리기 위해 2000억 달러를 투입했다.

△ AIG : 세계 최대보험사인 AIG에 대해 152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확정했다. 123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한 당초의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 자동차 빅3 :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업계 빅3에 250억 달러 자금을 저리에 대출했다. 빅 3는 이와는 별개로 추가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 기업어음(CP) 매입 : FRB은 CP 매입 펀드를 통해 271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CP 매입에 사용했다. FRB가 이 프로그램에 책정한 예산은 1조4000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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