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사상 최대 흑자 '환율효과'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11.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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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 안정에 기여… 자금유출은 지속

10월중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은 '환율 효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수출 증가가 아니라 수입 감소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반감된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실물 위기, 이에 따른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 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일궈냄에 따라 국내외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중 자본수지의 경우 유출 초과 규모가 255억3000만달러를 기록, 역시 198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대 규모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선진국에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결과 국내 금융기관들의 차입금 상환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환율효과…'절반의 성공'=10월 경상수지 최대 작성은 상품수지와 경상이전수지의 선전에 힘입었다. 그런데 이 두 부분 모두 원/달러 환율의 급등에 따른 영향을 받아 대규모 흑자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10월중 상품수지는 27억9000억달러를 기록, 석달만에 흑자전환했다. 수입이 353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7월 422억4000만달러, 8월 395억8000만달러, 9월 390억5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은 측은 이에 대해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수입업체들이 최대한 수입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월중 경상이전수지는 7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4년 8월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뒤 4년 4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한국으로 송금하는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환율 수준에서 국내로 송금해 원화로 환전하면 환율상승분만큼 환차익을 보기 때문이다.


◇빠져나가는 자금=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차입한 금액이 대거 상환됐다.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 따라 주요 선진국에서 유동성 확보에 발벗고 나선 가운데 차입상환 요구가 거셌음을 보여준다. 금융기관들이 대규모 상환을 위해 국내에서 달러를 대거 매입해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각국의 유동성 확보 노력은 더욱 강화되는 추세로, 국내 금융기관들에 대한 상환요구와 자금유출 현상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투자 수지의 경우 5개월만에 유입 초과로 전환했다. 지난달에도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 순매도가 계속됐지만 내국인의 해외증권 투자 순회수가 이를 메웠다.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이 서로 각기 해외투자 자산을 거둬들이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국내 투자자의 회수 물량이 훨씬 많았음을 보여준다.

◇수출 증가세 크게 둔화=수출증가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년동월대비 수출증가율은 올 7월 35.6%, 8월 18.2%, 9월 27.7%에서 10월 8.5%로 뚝 떨어졌다.

지역별 수출증가세를 보면 미국 EU 중남미 동남아 등에서 둔화되고 있다. 전년동월대비 지역별 수출 증가율은 미국의 경우 9월 19.4%에서 5.3%로 줄었다. EU(26.7%→5.7%) 중남미(48.1%→21.8%) 동남아(16.1%→-2.6%) 등도 감소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9월에 전년동월대비 15.1% 증가했지만 10월에는 2.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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