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따지지 말고 자금 제때 조달해야"

더벨 황철 기자 2008.11.2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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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 주최 '2008 기업금융 포럼' 성황리 개최

이 기사는 11월25일(18:1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자금을 조달할 때는 적기가 가장 중요하다. 금리 등 여건을 따져서는 안된다" (심동욱포스코 자금그룹장)



"회사채 펀드의 장기·대형화와 연기금 등의 성숙한 투자 관행이 선행돼야 한다"(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

프로페셔널 정보서비스 더벨(thebell)이 25일개최한 '2008 기업금융 포럼'에서 제기된 주장들이다. 이번 포럼은 ‘디레버리지(de-leverage) 시대의 기업금융’이라는 주제로 현 금융위기 속에서 기업의 성공적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포럼 행사는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라는 주제 발표로막을 열었다. 강순삼 한국은행 국제동향팀장은 발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현상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여파가 전 금융권에 파급되고, 급기야 글로벌 투자은행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유럽은 물론 신흥 시장국으로 금융불안이 확산하면서 '자산가격 급락, 단기금융시장 붕괴, 시장금리 상승' 등의 부작용이 공통적으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의 정책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확대, 금융기관 공적자금 투입 등도 전세계적 정책 대응과 맞물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심동욱 포스코 재무실 자금그룹장이 나서 '신용경색과 기업자금조달 애로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심 그룹장은 최대 회사채 발행사 중 하나인 포스코를 예시로 국내·외 조달 여건을 심도 있게 조망했다.


특히 포스코가 글로벌 경색 하에서 10억 달러 외화채권 발행에 나섰던 경험을 예로 들며, 국내 채권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저평가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조달비용이 높아졌다고 자금 조달을 미룬다면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며 "스프레드가 올라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 적시에 자금을 조달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인환 하나은행 부행장보는 디레버리지의 시발점이자 기업의 최대 자금조달처인 '국내은행의 여신전략'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시중은행의 디레버리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외화차입여건 악화'와 '국내 경기 위축'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은행의 잠재부실(건설, 조선 등)이 현실화할 경우 BIS 비율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주제로 디레버리지 시대의 구체적 조달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회사채 시장 활성화를 통해 전방위적 유동성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회사채 펀드의 장기·대형화와 연기금 등의 성숙한 투자 관행을 선행조건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유재수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중소기업 금융 선진화'를 주제로 정부의 기업 지원책과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유 과장은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규모 대비, 실제 기업의 체감도가 현격히 낮은 수준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신·기보 보증확대, 한국은행과의 공조 등 다양한 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또 은행 유동성에 대한 정부지원을 강화해, 기업으로 자금이 원활히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김필규 한국증권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윤우영 한국기업평가 평가정책본부장이 참가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특히 한국은행 이승일 부총재가 축사를 맡아 자리를 빛냈다. 이 부총재는 "현 위기는 기업, 은행 등 민간경제 주체와 정책당국이 합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이번처럼 뜻 깊은 자리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위기타개의 묘수를 찾았으면 한다"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한편 박종면 더벨 대표는 포럼에 앞선 개회사에서 "대부분의 금융·투자회사들이 자산을 줄이는 이른바 '디레버리지'를 하는 바람에,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매우 어려운 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어려운 현실을 함께 고민하고 중장기적 대책을 세우고자 만들어졌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는 국내 굴지의 금융사 임직원과 기업 자금담당자 200여명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이번 포럼은 더벨이 주최·주관하고 머니투데이, MTN(머니투데이방송)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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