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韓명품점 휩쓰는 '日아줌마 부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8.12.05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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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명품, 불황에 웃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르포]韓명품점 휩쓰는 '日아줌마 부대'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반 가량 걸리는 여주의 아울렛 매장. 신세계 첼시가 국내 처음으로 명품 아울렛을 표방하고 지난해 개점한 이곳은 불황 중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 주말에는 2만~3만명, 주중에는 6000~1만명 가량이다.

고객이 늘다보니 신세계 첼시 측은 당초 연간 고객 목표치를 3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상향조정했다.



매출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첼시 관계자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서 약 40%(10월 기준)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곳의 한 명품매장의 직원은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털어놓는다.

명품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경기 불황으로 눈높이를 낮춤에 따라 주로 이월상품을 싸게 파는 아울렛 매장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명품 아울렛 불황에 웃다

평일 오전에 찾아간 여주 아울렛. 외국 거리를 본 뜬 듯한 테마파크 이미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꾸찌, 버버리, 아르마니, 페라가모, MCM 등 외국의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중앙광장 오른편에 위치한 구찌 매장이다.


"이곳 상품들은 대부분 지난해 FW(Fall+Winter시즌 제품)나 SS(Spring+Summer시즌 제품)제품입니다. 아울렛 제품이라 할지라도 1년이 지나면 모두 본사에서 소각조치를 하죠."

가치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아울렛 매장에 신상품에 가까운 물건들이 많다. 이곳에 있는 상품들은 주로 전국 매장에서 과다구입으로 남은 제품이나 매장 전시용 상품. 따라서 가격도 시중 가격보다 절반가량 싸다. 2008년 상반기 제품은 할인율이 30~40%, 2007년 상품은 50~60% 정도다.



그러나 매장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명품 특성상 저가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명품 이미지에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구찌코리아의 유일한 아울렛 매장이다.

지오르지오 아르마니의 매장에서는 시중 가격보다 50~80% 싼 크리스마스 특별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 FW상품인 167만원짜리 남성복을 50만1000원에 판매한다며 제품을 소개한다. 이 매장은 전년대비 80~100%가량 매출이 늘었다.

돌체앤가바나도 기본 60% 할인에 크리스마스 기념 추가 30%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초고가상품에 속하는 1700만원대 쇼울은 400만원대라는 헐값(?)에 판매되고 있다.



◆아울렛에 부는 외국인 쇼핑 바람

여주 명품 아울렛에서 최근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엔고 바람을 타고 일본 손님들의 쇼핑관광이 급증했다.

한 명품매장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본인 고객이 부쩍 늘었는데, 한번 매장을 휩쓸고 지나가면 통 크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물건을 사가기도 한다"면서 "일본에서 한 벌 살 돈으로 이곳에서는 여러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층별로 나뉘는 독특한 풍경도 연출된다. 주로 1층에 위치한 명품 아울렛은 일본인들이, 2층의 중·저가 아울렛에는 중국·동남아 관광객들이 쇼핑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르포]韓명품점 휩쓰는 '日아줌마 부대'
외국인의 유입이 늘면서 일본 HIS여행사는 아시아나항공과 제휴해 한국 단체여행 상품으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상품까지 개발했다.

지금까지 여주는 일본 관광객의 여행동선에서 빠지던 곳이다. 주로 시내 롯데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이 쇼핑관광의 핵심 루트다. 그러나 프리미엄 아울렛이 알려지면서 여주를 일정에 포함시키는 여행사가 많아졌다.



경기관광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을 받는 인바운드여행사의 문의가 최근 늘었다"면서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끝내고 주변 관광단지 관람으로 동선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렛 명품 쇼핑 잘 하는 법

1. 매월 진행되는 브랜드 위크를 잘 활용하자. - 특정 카테고리를 지정해 전략적 판촉행사를 벌이기 때문에 최고 9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 각 매장별 균일가 상품에 주목하자. - 126개 브랜드 가운데 기존 아울렛 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물품 구입이 가능하다.

3.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 상품재고가 비정기적으로 입고되므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추가 할인 브랜드의 알짜 입고나 할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4. VIP쿠폰북을 활용하자. - 1일 100만원 이상 구매 시 VIP패스포트 멤버십에 등록 가능하다. 등록되면 입점한 브랜드의 추가 할인 혜택과 각종 리조트, 셔틀버스 등의 할인이 제공된다.



5. 매장 뒤편의 신발에 주목하자. - 나이키, 푸마, 아디다스, 나인웨스트 등이 남은 사이즈의 신발들을 매장 뒤쪽에 별도로 디스플레이 해 아울렛 가격에서 추가 할인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6. 교환·환불이 불가능한 브랜드를 주의하자. - 브랜드 중 일부는 내규에 따라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하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7. 반대되는 계절상품은 보통 정상가의 80~90%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겨울코트와 니트 사이에 걸려있는 여름옷을 찾아보자.



8. 주말에는 버스투어 패키지를 이용하자. - 왕복 1만6000원이면 강남에서 아울렛 매장까지 한번에 이동할 수 있다. 우리카드 소지자는 무료이용이 가능하며 VIP패스포트 소지자는 1만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9. 여행길에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 영동고속도로에서 5분 거리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하다. 인근에는 명성황후 생가를 비롯해 세종대왕릉, 신륵사, 황포돛배 등이 있다. 여주쌀이 나오는 맛집에서의 식사도 휴게소 음식에 비할 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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