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장과 브랜드에 따라 매출액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50~100% 매출이 급증했다. MCM, 메트로시티, 닥스, 루이까또즈 등 국내 4대 핸드백 브랜드와 비교할 때 가격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 것도 해외 명품 구매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불경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 들어 국내 백화점의 명품 매출총액은 전년 동기 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가격이 지난해 보다 평균 17~25% 가량 상승했음에도 명품 구매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국내외 명품 쇼핑객들이 쇼핑 차례를 기다리며 출입구 주변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백화점 측이 매장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입장 고객 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찌, 샤넬, 루이비통 브랜드는 물건을 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는 게 매장 직원들의 전언이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불경기 영향을 덜 받던 상반기에 월별 기준으로 최고 42%까지 급증한 뒤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월 평균 38%의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명품 신장률은 46.3%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희승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과장은 "명품 잡화의 매출이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의류브랜드 보다 이미지 노출이 쉬워 상대적으로 판매가 많기 때문"이라며 "명품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의 경우 지갑, 구두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품목에서 핸드백, 의류 등 고가 품목으로 구매 패턴을 바꾼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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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면세점 희비 교차, '명품 개미군단'의 위력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명품시장이 활황세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환율 상승으로 해외쇼핑을 하지 못하는 국내 명품족들이 국내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면세점 매출은 급감했다. 면세점의 경우 그날그날 환율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데다 상대적으로 백화점과 비교할 때 애프터서비스(A/S)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환율 상승으로 명품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구매 고객 수는 줄지 않고 있다. 다른 소비를 아끼더라도 한해에 명품 한두개 정도는 마련해야 하는, 이른바 명품 개미군단 소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는 것이다.
고가 의류 판매가 다른 명품 판매에 비해 저조한 편이지만 부유층들의 선호도는 여전하다. 펀드나 주식 투자로 대부분 상당액의 손실을 봤지만, 은행 VIP고객으로서 고이율 상품에 투자해 적지 않은 이득을 본 부유층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품 싸게 사세요" 백화점 일제히 명품 세일
명품 애호가들이 기다리는 명품 브랜드 세일시즌이 시작됐다. 백화점마다 세일 기간과 내용은 다르지만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세일하는 브랜드도 있다.
채정원 신세계백화점 해외명품 바이어는 "연중 단 두번만 진행하는 명품 세일은 명품 애호가들이 항상 기다리는 행사인 만큼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며 "환율 상승 등으로 구입을 미뤄왔던 소비자라면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46,700원 ▼1,550 -3.21%)에서도 각 명품 브랜드별로 20~3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에뜨로, 모스키노, 웅가로, 아이그너, 멀버리, 마이클 코어스, 발리, 로에베, 지미추, 마놀로블라닉 등이 이미 세일을 시작했고,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토즈, 호간 등 주요 브랜드들은 12월 5일을 전후해 가격인하 및 세일을 실시한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경우 150여개 명품 브랜드가 11월 하순부터 단계적으로 명품 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 EAST 이벤트 홀에서는 해외명품 웨어펀 패션 그룹 초대전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 여성 명품 브랜드인 겐조, 소니아리켈, G.페레, 아이그너 등의 브랜드가 이월상품을 50~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