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파고에 싼 수입고기 '밀물'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11.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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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27일부터 대형마트 판매… 佛 돈육도 '한국화'

오는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가 재개된다.

여론과 실리를 저울질하느라 선뜻 판매를 재개하지 못했던 대형마트가 합심해서 빗장을 풀기까지는 최근의 침체된 내수경기가 한 몫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 촛불시위가 잠잠해지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경계심도 한결 완화됐지만, 불황으로 움츠러든 육류 소비를 타계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목소리다.

불황 파고에 싼 수입고기 '밀물'


한 마장동 수입육업체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도 그렇지만, 한우든 호주산이든 육류 소비가 많이 줄었다. 식당 네 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은 것 같다. 폐업하는 식당이 늘어나면서 납품업체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음식업중앙회에 등록된 식당수는 41만6096개. 이 중 올해 신규로 등록한 식당이 4만9349개인 반면 휴업 신청 식당은 13만7342개, 폐업을 신청한 식당은 4만3791개에 달한다. 무려 18 만 개 이상의 식당이 장사를 아예 접거나 문을 닫은 것.

유통망의 주축이었던 식당영업이 힘들어진 만큼 대형마트 시장을 뚫는 것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에게는 절실했던 상황이다. 에이미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공급하게 되면 확실히 상황은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로서도 최근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보다 저렴한 대안이 필요했던 시점이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직수입업체들은 수입 초도물량이 소진되지 않아 원가의 절반 가격에도 덤핑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할인점 한 관계자는 "아직 판매가격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으로 LA갈비는 100g에 1700원, 척아이롤은 1500원 전후로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산보다 20~25% 정도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가격이 싼 만큼 미국산 쇠고기를 통해 불황에 소비자들에게 먹을거리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주머니 부담도 가볍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산 돈육도 다음달 10일부터 시행되는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에 맞춰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프랑스는 모든 돈육에 생산이력추적제(제품 생산, 유통의 모든 단계를 데이터로 남기고 기준에 맞게 관리했는지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를 실시하고 있어 안전성이 높은데다 가격이 1kg 기준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는 국내 육류업체 종사자들 120여명을 초청, 프랑스 돈육 세미나를 열고 프랑스 돈육임을 상징하는 한국어 공식라벨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프랑스 돈육분할법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도 오픈했다.

프랑스산 돈육은 현재 주로 외식업체나 일반 식당에 공급되고 있으며 국내 돈육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다. 귀욤 루에 프랑스돈육협회장은 "한국의 돼지고기 원산지 표시제는 프랑스의 명품 돈육을 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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