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환율상승으로 외표채 상환부담↑

더벨 이도현 기자 2008.11.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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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환발행 어려워...회사 “현금 상환할 것”

이 기사는 11월21일(15: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 (105,600원 ▲2,100 +2.03%)가 3억 유로 규모의 외화표시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원화대비 유로화 가치가 크게 높아져 상환부담이 매우 커졌다. 발행 당시 3625억원이던 환산액은 3년만에 2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최근 회사채 발행 여건은 크게 악화돼 있다. 5000억원이 넘는 차환 발행 물량을 소화할 곳을 찾기가 기아차로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회사측은 현금상환 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인 현금 흐름을 감안할 때 유동성과 재무안정성 저하로 연결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오는 24일 3억 유로 규모의 제265회 외표채 만기를 맞는다. 2005년 11월 발행한 채권의 권면총액은 당시(2005년 11월17일) 매매기준율인 1유로당 1208.65원이 적용돼 3625억9500만원이었다.

그러나 만기를 앞둔 시점(만기일 11월24일)에서 상환금액은 2000억원(55.12%)이 늘어 5625억원에 달한다. 20일 매매기준율 종가는 채권을 발행한 3년 전에 비해 666.35원 오른 1유로당 1875.00원을 기록했다.

2008년 9월말 기준 기아차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390억5900만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1750억원)을 합쳐도 8000억원이 좀 넘는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 변동으로 손실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에서 연 30만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일종의 헤지 효과를 보고 있어 부담이 상쇄될 것”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과 매출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상환하면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차환은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돼 AA급 이상의 우량채도 발행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차에 대한 채권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도 차환발행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문제는 최근 4년간 기아차가 '마이너스'의 잉여현금흐름(-7722억원)을 보이고 있어 전액 현금으로 상환할 경우 자금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기아차의 해외판매 비중은 75% 수준이고 한달 평균 2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특히 10월 매출 호조에 따른 보유현금 증가로 유동성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총13만9871대(수출+내수)를 판매해 올들어 최대 월간 판매기록을 세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기보고서 상 현금자산보다는 EBITDA(현금창출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환율상승으로 부담이 늘었지만, 조사 결과 1조원 이상의 EBITDA를 보이고 있어 현금상환이 디폴트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7일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토대로 기아차가 자체 보유현금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만기 채권을 갚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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