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측은 나비오스로부터 수주한 2척의 벌크선이 정상적으로 건조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한동안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2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신조선계약이 취소된 벌크선은 모두 150여 척에 이른다. 이 같은 취소건수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벌크선 시황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벌크선 수주 취소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영 악화로 벌크선 선사들이 파산할 경우 계약 취소가 불가피하다. 파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벌크선 신조선가격이 급락해 계약금 보다 더 떨어질 경우에는 파산전이라도 생존을 위해 주문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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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은 곡물이나 원자재를 싣고 다니는 화물선으로 최근 2~3년간 중국 등 신흥시장의 원자재 수요 급증 등으로 운송량이 크게 늘어 운임과 가격이 모두 폭등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선박 가운데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벌크운임지수(BDI)는 올해 5월20일 1만1793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여섯달 만인 11월19일 859로 93%나 폭락했고, 벌크선 가격도 가장 먼저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벌크선 발주계약 취소 사태는 중국 중소 조선소를 중심으로 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국내 조선소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신설 조선소들 가운데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 많고, STX조선 등 일부 대형 조선사들 가운데도 벌크선 수주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임종관 박사는 "은행 자금이 조선 해운업 등 물류 산업으로 흘러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사태는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