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 대주단 협약가입 독촉..'혼란만 가중'

더벨 길진홍 기자, 안영훈 기자 2008.11.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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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겉으론 '가입유도', 실제론 '시큰둥' 입장도 한몫

이 기사는 11월17일(15:3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은행연합회가 '100대 건설사의 단체 대주단 협약 가입 추진 계획'을 돌연 개별사 자율 가입으로 변경했다.



은행연합회는 17일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17일까지 일괄적으로 대주단 협약 가입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오는 2010년 2월까지 개별사별로 가입신청을 받기로 입장을 바꾼다"고 발표했다.

은행연합회의 갑작스런 계획 변경은 그동안 대주단 협약 가입 실적만 생각하고 무리하게 가입을 독려해 건설업계의 혼란만 초래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은행연합회는 시공능력 기준 상위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지난주 대주단 협약 가입 독려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17일까지 가입신청을 받고, 가입신청을 거부한 건설사는 앞으로 대주단 협약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대주단 협약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에서도 대주단 협약 가입을 독려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 협회의 공문에는 국토해양부의 가입 유도 방침 내용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가입 독촉만 있고 지원방안 등이 빠져있는 공문을 보고 선뜻 대주단 협약에 가입할 건설사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결국 17일까지 대주단 협약에 가입한 건설사는 하나도 없었다.

대주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은행의 애매모호한 입장도 저조한 대주단 협약 가입실적에 한몫했다.



대외적으로 은행들의 입장은 건설사들의 대주단 협약 가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건설사의 대주단 협약 가입 문의에 '굳이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지방의 한 건설사 임원은 "지난주 공문을 받았지만 결정을 내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며 "주거래은행에 대주단 협의회 가입에 대해 조언을 구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만기연장이 안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은행연합회는 당초 계획한 가입종료 시점을 오는 2010년 2월전으로 변경했다. 특히 오는 18일 대주단 협의회 내용 설명회를 급조해 개최키로 했다.



정덕성 은행연합회 여신외환팀 부장은 "그동안 건설사들은 '대주단 협약 가입= 부도임박 업체'라는 평판 리스크 때문에 대주단 협약에 가입하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때문에 공문발송을 통해 건설업계의 단체가입을 유도했던 것인데 이 또한 살생부가 만들어진다는 오해로 건설사들의 호응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대주단 가입을 건설사 자율에 맡기기로 방향을 틀었다"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라면 대주단 운영이 종료되는 2010년 2월 이전까지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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