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거물들, "위기 주범 아니다" 항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1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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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시몬스 등 5인 의회 증언… '파생상품 거래소' 제안도

세계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들이 시장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파생상품 거래소를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또 헤지펀드가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주범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 씨타델 그룹의 케네스 그리핀, 하빈저 캐피털의 필립 팰콘, 르네상스 테크놀러지의 짐 시몬스, 폴슨 앤 컴퍼니의 존 폴슨 등 5명의 헤지펀드 거물들은 13일(현지시간) 헤지펀드가 금융위기 촉발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열린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씨타델 그룹의 케네스 그리핀과, 하빈저 캐피털의 필립 팰콘 회장 등은 특히 신용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적인 거래소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팰콘 회장은 "투명하고 공개된 거래소는 CDS와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혼돈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규모가 6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CDS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의 국유화, 메릴린치의 매각 등 금융시장 충격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헤지펀드는 CDS와 같은 복잡한 파생상품의 최대 매매 주체 가운데 하나이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5명의 헤지펀드 거물들은 그러나 헤지펀드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일부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제임스 시몬스 르네상스 테크놀러지스 회장은 "투자은행과 CDS같은 파생상품 감독에 손을 놓고 있던 감독당국과, 위험한 자산에 높은 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회사들이 위기의 책임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조지 소로스는 금융위기는 에너지 가격 급등같은 외부충격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자체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잘못된 시장이론이 고삐풀린 자유시장과 규제완화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을 검토하기 위해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과도한 규제는 금융시스템에 득보다는 실을 초래할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recession)를 맞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를 넘어 '공황(depression)'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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