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 사추위에 바란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11.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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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T 사추위에 바란다


'KT의 혁신과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분, 최고경영자(CEO)로서 경험과 능력이 풍부하고 품성과 도덕성을 갖춘 분'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 KT가 오는 13일까지 CEO 공모를 실시하면서 내세운 응모자격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새롭게 선출되는 KT CEO는 사면초가에 몰린 KT의 위기탈출을 진두지휘하는 대임을 맡아야한다.



대외적으로는 현직 사장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진 납품비리로 실추된 KT의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내부적으로 공전하고 있는 KTF와의 합병 등을 통해 KT를 통신방송융합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시켜야하는 과제들이 새로운 CEO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르면 다음주초 사장추천위원회가 추천할 KT CEO후보를 놓고 정치권 등 외부에서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야당에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물, 특히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인물의 KT 사장 선임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시민단체에선 "전문성을 갖춘 KT출신의 인사가 새로운 CEO를 맡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도약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한 KT의 사장 자리가 그만큼 중요하기에 나오는 애정 어린 '훈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훈수는 오히려 독립성을 견지하며 사장후보를 추천해야하는 사추위에 부담감을 주거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KT가 스스로 제시한 것처럼 'KT의 혁신과 비전 실현을 주도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풍부하고 품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새로운 CEO로 선임하는 것은 당면한 위기 탈출의 첫 단추다.


따라서 사추위를 주도하는 KT 사외이사들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납품비리로 인한 현직 사장의 구속 사태와 관련, 현 KT 사외이사들도 이사회의 주요 임무인 내부통제에 소홀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T 사외이사들이 이번 공모과정을 통해 독립성을 갖고 안팎에서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CEO 후보를 추천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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