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밥캣 구조조정, 실적개선 효과 있을까

더벨 현상경 기자 2008.11.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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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밥캣 PMI] 고정비 감축만으로 마진감소 따라 잡기 쉽지 않아

이 기사는 11월10일(08:4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밥캣 인수 후 두산이 처한 불확실성의 '뇌관'은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인터내셔널(DII)의 실적이다. 인수차입금 부담, 불가피한 유상증자와 유동성 논란, 그리고 현지 구조조정 모두 이의 모자람을 채워주기 위한 작업이다.



Debt/EBITDA 2009년까지 7배, 2010~11년 6배 이하

두산은 밥캣 인수자금중 29억달러를 역외 직접대출형태 신디케이트론으로 마련했다. 15억달러는 Libor+2.35%에 5년만기 일시상환조건으로, 나머지 14억달러는 Libor+3.05%에 5년거치후 2년간 분할상환조건으로 조달됐다.



두산은 이때 대주단과 인수차입금(Debt)과 밥캣 영업실적(EBITDA)에 대해 연도별 Debt/EBITDA 배수 가이드를 마련했다. 올해와 내년은 이 배수를 7배 이하, 2010~11년은 6배, 2012~14년은 5배 이하로 맞춰야 한다.
③밥캣 구조조정, 실적개선 효과 있을까


문제는 올 DII의 EBITDA가 3억달러 초반으로 예상, 이 배수가 7배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진데서 비롯됐다.

두산은 DII 등에 10억달러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고 시장은 이를 두고 "10억달러로 차입금을 갚는다고 해도 내년, 내후년 EBITDA가 또 줄면 유증을 더 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산은 "분모(차입금)를 줄이는 게 아니라 분자(EBITDA)의 부족분을 자본확충으로 채워주면 되기 때문에 추가 유증은 필요없다"고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급급했다.

美, EU 건설경기 '사상최악'...EBITDA마진 감소 불가피


DII의 EBITDA가 4억달러를 넘겼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북미 및 유럽지역의 건설경기 저하는 밥캣 실적저하를 야기했다.

미국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경기지수는 수개월 전부터 매달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고 향후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신규주택 허가실적도 지난 9월말에는 27년만에 최처치를 기록했다.



건설장비 업체들은 동시다발적인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밥캣에 이어 CTL(Compact Track Loader) 세계시장 점유율 2위인 캐터필러(Caterpillar)社는 장비사업부문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 하락했다. SSL(Skid Steer Loader) 세계 2위인 CNH社도 3분기 건설장비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DII 역시 북미지역 매출 비중이 58%, 유럽 및 동아시아지역이 32.6%에 달하고 있어 이 지역 건설경기 하락이 치명적이다.

당초 두산은 8월말 IR을 통해 2008년 DII의 매출은 예년수준인 29억달러, EBITDA는 3억1000만달러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장침체 속도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 이 같은 전망치를 수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 예상치는 28억달러로 감소했으며 EBITDA마진율도 9%대에 그칠 전망이다. 과거 DII의 EBITDA 마진율은 15%에 육박했었다.

③밥캣 구조조정, 실적개선 효과 있을까
인원 600여명 감축, 재고전환율 단축...효과 어느정도?

향후 3년간 건설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보니 두산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고정비 감축에 따른 효율성 극대화다. 벌어들이는 돈이 줄었으니 쓸 돈을 줄여 이익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DII는 ▲본사직원 포함, 전체인력의 10%인 600여명 인원감축 ▲추가적인 공장통폐합 ▲재고전환율 2개월로 단축 등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다. 관건은 이 같은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보느냐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마진갭이 워낙 크다"며 "현재 추진하는 수준의 고정비 감축 등만으로 이를 전부 메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두산의 고정비용 감소폭이 어느 정도 수준을 달성할 경우 효과를 기대할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두산이 전망한 DII의 매출 및 EBITDA 수준을 감안하면 향후 몇년간 두산그룹이 DII에 채워줘야 할 자본(Cash Injection)은 약1억달러(1200억원)로 추산된다. 두산이 유상증자로 마련해야 할 돈 역시 일차적으로는 이에 쓰일 돈이다.

두산이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몇백억원이라도 줄인다면 이는 고스란히 유증대금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동시에 자산매각 등으로 유증대금을 마련해야 할 시간도 충분히 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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