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지분 줄고, 계열사 지분 늘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1.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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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우리나라 10대 그룹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약 4분의 1로 떨어진 반면 계열사 간 지분율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 일가들이 자신들의 지분을 계열사로 넘기거나 유상증자에 총수 일가 대신 계열사가 참여하는 등의 사례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통제하는 내부지분율은 오히려 높아져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은 약해지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일 발표한 '2008년 대규모기업집단 소유지분구조 현황'에 따르면 지난 1989∼2008년의 기간 중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의 총수 일가들이 가진 그룹내 지분율은 평균 13.1%에서 3.6%로 낮아졌다. 반면 이들 그룹의 계열사 간 지분율은 평균 32.6%에서 43.9%로 높아졌다.



이 기간 동안 총수 일가와 계열사가 보유한 것을 합친 그룹 내부지분율은 평균 45.7%에서 47.5%로 상승했다.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51.5%까지 상승한 뒤 2000년대 들어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10대 그룹은 1989년 당시 현대 대우 삼성 럭키금성 쌍용 한진 선경 한국화약 대림 롯데에서 현재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GS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 한진 한화로 바뀌었다.

한편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14개 출자총액제한제도 대상 그룹 가운데 절반인 7개 그룹이 현재 환상(고리)형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차 SK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가 이에 해당한다. 자산 5조원 이상인 28개 상호출자제한제도 대상 그룹 중에도 절반인 14개 그룹이 환상형 순환출자를 갖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화재→삼성전자',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의 순환출자 구조를 지배구도의 근간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같은 환상형 순환출자의 해소를 출총제 폐지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며 출총제 폐지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7월 출총제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환상형 순환출자의 해소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서는 현재 염두해두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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