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가속… 정책서 '물가' 빠졌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8.11.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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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발표

-금융시장 불안→세계적 실물경제 위축
-내수부진 가속화…성장·고용 둔화 지속
-"재정기능 확대…중기·서민 어려움 완화 노력"
-'물가 및 서민생활 안정'은 빠져

물가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내수부진이 지속되자 정부의 정책대응 방안에서 '물가안정'이 빠졌다. 물가보다는 실물경제 침체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우리경제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세계적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내수부진이 가속화되고 성장·고용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일자리 유지 및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기능의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 및 서민의 어려움을 완화해 줄 수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달 '경제동향'에 포함됐던 '물가 및 서민생활 안정'은 이번에 빠졌다. 물가오름세가 주춤하면서 '물가안정'에 대한 정책 필요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4.8%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됐다.

대신 실물경제 활성화가 추가됐다. 물가보다는 경기 둔화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물가오름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으나 내수부문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으며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9월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6.1% 늘었으나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0.8% 감소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생산이 감소한 것은 2001년 9월(-3.0%) 이래 처음이다.

소비재판매는 전년동월대비 2.0% 감소하면서 2005년 1월(-3.3%)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9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1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고용부진은 심화됐다.

9월 경기선행지수(전년동월비)와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각각 10개월, 8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향후 경기전망 역시 밝지 않았다.

10월 수출은 기저효과와 세계경기 둔화,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10.0%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만 9월 경상수지는 12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달(47억달러 적자)보다 적자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월 경상수지가 여행수지 개선 등으로 당초 전망(15억달러 흑자)보다 흑자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0월 금융시장은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불안이 심화됐으나 금융시장안정대책 및 한-미 통화스와프 개설 합의 등으로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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