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LCD도 '적자시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0.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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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사 중 2개 3Q 적자..투자축소·신규공장 연기 등 잇따라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업계가 결국 적자 상태에 빠졌다. 업계 상위 5개사의 3분기 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일부 회사는 적자전환했다. 당분간 공급과잉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투자 축소 및 연기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CD 업계 세계 4위, 5위를 각각 기록 중인 대만의 치메이옵토일렉트로닉스(CMO)와 청화픽쳐튜브스(CPT)가 지난 3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CMO의 3분기 매출액은 819억9000만 대만 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1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4억74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6%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3개월만에 -4.2%로 급감했다. CPT의 LCD 사업부 3분기 매출액도 전분기 대비 30.1% 감소한 216억8800만 대만 달러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50억5500만 대만 달러의 적자였다. LCD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분기에 18.9%에서 3분기에는 -9.3%로 추락했다.

반도체 이어 LCD도 '적자시대'


권영수 LG디스플레이 (11,500원 ▲410 +3.70%) 사장이 지난 14일 실적발표 당시 “대만 기업들 중 한두 곳은 3분기에 적자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 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아직까지 업계 1, 2, 3위인 삼성전자 LCD 총괄, LG디스플레이, 대만 AU옵트로닉스(AUO)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 회사의 3분기 이익도 전분기에 비해 60~80% 가량 급감한 상태다.



4분기와 내년 1분기가 전통적인 LCD 비수기인데다 세계 경기 둔화로 수요마저 줄어들고 있어 LCD 업계의 수익성은 당분간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LCD 총괄과 LG디스플레이마저도 내년 1분기에는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면서 감산에 이어 투자 축소, 연기 등의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AUO는 올해 설비투자를 당초 1400억 대만 달러에서 1000억 대만 달러로 축소하고 내년 설비투자도 1000억 대만달러 미만으로 줄일 방침이다. 올해 4조5000억원을 투자한 LG디스플레이의 내년 투자도 최대 2조5000억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내년 투자는 올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공장 가동 시기도 연기된다. AUO는 7.5세대 2단계 라인의 가동 시기를 2010년 이후로 미뤘다. CPT도 6세대 라인 증설과 차세대 라인 투자를 2010년 이후로 연기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1분기 중 가동 예정인 8세대 라인의 양산 속도를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과거 불황기에는 수요는 죽지 않은 공급초과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LCD 제품을 살 능력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할 경우 내년이 아니라 내후년에야 업황이 반등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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