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잘 버티다 또 막판급락, 10분간 200p↓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28 05:48
글자크기

주택지표 깜짝 호전… 막판 청산매물 집중

뉴욕 증시가 또 다시 '널뛰기'를 거듭한 끝에 일제 하락세로 마감했다.
아시아, 유럽 증시의 일제 하락 여파로 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주택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장 마감 직전 또다시 '팔자'매물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커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3.18포인트(2.42%) 떨어진 8175.77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7.85포인트(3.18%) 하락한 848.92, 나스닥지수 역시 46.13포인트(2.97%) 내린 1505.90으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의 폭락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는 장중 견조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달 신규주택판매가 예상외로 증가했다는 소식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중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점도 지수를 지탱, 한때 다우 상승폭이 220포인트에 달했다.

9개 대형 은행에 1250억달러를 투입한 바 있는 미 재무부가 15개 지방은행에 추가로 340억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주도 반등했다.
이틀뒤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날 기업어음(CP) 직접 매입을 개시하면서 신용경색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금융주에 호재가 됐다.



그러나 장마감 10여분 전까지 보합권을 유지하던 미 증시는 마감직전 대형 블루칩을 중심으로 기관들의 매물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급락, 다우지수 하락폭이 200포인트를 넘어선채 장을 마쳤다.

무디스가 GM 투자등급을 또다시 강등하고 S&P가 '매도'의견을 재확인한 것도 , 실물경기 침체 공포를 상기시킨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하락반전하면서 에너지주가 약세로 돌아섰고, 금융주도 후반 상승탄력을 잃었다.

마진콜과 환매요청으로 인해 장마감 직전 펀드의 팔자 주문이 급증하는 패턴이 이날도 반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와코비아 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 알프레드 골드만은 "장초반 적은 거래량으로 강세를 이어갔지만 상승세를 지속하기에는 투자자들의 신뢰가 취약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주가를 억눌렀다"고 말했다.

◇ 블루칩 약세, GM하락 주도



다우지수 구성 30종목 가운데 27개가 하락했다. GM주가가 8.4% 하락, 낙폭이 가장 컸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날 GM 및 계열사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의 Caa1에서 Caa2로 한단계 하향했다. Caa2 등급은 부도 가능성을 포함한 부적격 투자등급에 해당한다.
유동성 등급도 SGL2에서 SGL4로 낮추고 추가 등급 하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의 금융자회사 GMAC의 선순위 무보증채 등급도 하향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S&P 역시 이날 GM에 대한 '매도'투자의견을 재확인했다.

S&P500 업종지수 가운데는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 하락폭이 가장 컸다.

◇ 재무부, 지방은행에 340억불 수혈



이날 캐피탈원, 선트러스트 등 미국의 15개 지방은행들이 총 3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수혈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초반 금융주들이 일제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장 후반 매도세가 금융주에 집중되면서 상승폭이 크게 줄거나 하락 반전했다.

이번 구제금융은 미 재무부가 신용위기 해소를 위해 금융회사에 투입하기로 한 2500억달러 중 일부로 우선주 매입 등의 방식으로 지원됐다.

14억달러를 수혈받은 헌팅턴 은행이 14.6%, 코메리카 뱅크가 5.69% 상승했지만,
77억달러를 지원받은 PNC는 0.4% 떨어졌고, 스테이트 스트리트도 5.11% 하락하는 등 등락이 엇갈렸다.



이밖에 캐피탈원이 36억달러, 선트러스트와 리전파이낸셜이 각각 35억달러를 지원받았다. 피프스 서드 34억달러, 키코프 25억달러, 코메리카 22억5000만달러, 노던트러스트 15억달러, 이어 퍼스트호라이즌이 8억6600만달러, 씨티내셔널이 3억9500만달러, 밸리내셔널과 워싱턴페데럴은 각각 3억3000만달러, 2억3000만달러를 수혈받았다. 퍼스트나이아가라도 1억8600만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 유가 약세 지속, 에너지주 초반 탄력 상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하락, 배럴당 63달러 선으로 내려섰다. 이에 따라 체사피크 에너지가 13.5% 급락하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일제 하락했다. 이날 아멕스 오일인덱스는 5.7% 떨어졌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93센트(1.4%) 떨어진 63.22달러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5월이후 최저수준이다.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61.30달러까지 떨어졌다.

다우지수가 이날 오후 한때 세자리수 상승하는 등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경기반등 기대로 오후 거래에서 한때 65달러선으로 올라서기도 했으나 증시가 상승폭을 반납하면서 유가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 엔화 강세, G7 '경고'도 못막아



G7(서방선진 7개국)의 엔화강세 우려 표명에도 불구, 엔화강세가 지속됐다. 달러화도 주요 통화대비 상승세를 이어가 외환시장의 '안전자산'선호현상이 멈출줄 모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오후 3시23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7센트(0.68%) 떨어진 1.253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59% 급락(달러가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21엔(0.23%)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4.10엔을 기록했다.



G7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엔화의 과도한 변동성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경고했다.

G7이 엔화 환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열린 G7/G8 회담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과 일본 유럽은 유로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시장에 개입한바 있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도 G7성명에 맞춰 기자회견을 통해 "아소 다로 일본 총리로부터 금융시장 안정과 원활한 시장 기능 보장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G7 성명으로 엔화하락을 위한 국제공조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유럽국가들이 당장 엔화매도를 통해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FT의 환율 분석 책임자 캐시 리엔은 "엔화강세가 유럽국가들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시장개입은 (이뤄진다 해도) 일본 단독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연준, CP 매입개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용시장 경색 해소를 위해 27일(현지시간)부터 기업어음(CP) 직접 매입에 나섰다.

연준은 이날부터 26일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특별기구인 '기업어음매입용기금(CPFF)'를 통해 기업어음(CP)을 연리 직접 매입하기 시작했다. 90일물 무담보 CP 매입금리는 연 2.88%로 결정됐다. 자산담보 CP는 3.88%로 정해졌다.

연준의 CP매입 개시에도 불구하고 AA등급 비금융회사 발행 30일물 CP 금리는 지난주말 4.45%에서 이날 4.6%로 상승, 아직까지는 금리인하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CPFF운용사로 선정된 핌코의 빌 그로스 대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CP매입개시로) 신용경색이 이번주부터 완화돼 리보금리(런던은행간 대출금리)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너럴 모터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미 주요 기업들이 연준에 CP를 매각,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며 한국의 산업은행과 국민은행도 CP매입대상으로 확정됐다.

◇주택 지표 '깜짝 호전'



미 상무부는 9월 신규주택판매 실적이 46만4000채로 2.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2.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증가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평균 판매가격이 4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바닥을 확인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