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의 '전설' 강기동 박사 방한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10.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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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일시 귀국..지난 3년간 한국반도체 태동기 집필

한국 반도체의 '전설' 강기동 박사 방한


삼성 반도체의 전신인 한국반도체의 창업자인 강기동 박사(75세)가 3년만에 일시 귀국했다. 강 박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초를 닦은 한국 반도체산업의 '전설'이다.

강 박사는 지난 1974년 한국 최초로 반도체 전 공정을 갖춘 기업이었던 '한국반도체'를 설립한 뒤 자금 사정 등으로 이건희 전 삼성회장에게 이를 매각했다. 이후 2년간 삼성 반도체(현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사장을 맡으며 한국 최초의 시계용 반도체(VLSI) 칩을 생산한 뒤 사직하고 한국을 떠났다.



지난 1983년 현대전자 반도체(현 하이닉스)가 D램 사업을 시작할 당시 미국 서니베일로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찾아가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박사는 정 전 회장을 도와 D램 사업계획 작성, 재미 박사급 엔지니어 채용 등 설립 작업을 진행해주기도 했다.

이후 한국과의 인연을 끊고 지내다가 20여년만인 지난 2005년 한국을 방문했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22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만난 강 박사는 이번 방문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며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근황과 관련 "한국 최초의 아마추어 무선 햄 설립에서 지난 1960년 미국 피닉스의 모토로라 반도체 연구소 입사, 한국반도체와 현대반도체 설립까지 자신이 겪은 한국 반도체 산업 태동기를 정리하는 집필 작업 등으로 지난 3년간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이 올해 처음 열리는 '반도체인의 날' 행사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행사가 열리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강 박사의 오랜 친구인 조해형 나라홀딩스 회장(쌍용 창업주 김성곤 회장의 사위)은 이 자리에서 "강 박사와 쌍용그룹이 손잡고 1969년 미국 AMD, 독일 지멘스와 협력해 구미에 10만평 규모의 반도체공장 부지까지 확보했다가 중단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강 박사는 1957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도미해 오하이오 주립대 석·박사 학위를 획득했고, 대학원 수학 중 오하이오 대학내 반도체 연구소를 직접 설계하면서 웨이퍼 가공분야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1960년 모토로라에 입사한 강 박사는 생산기술부장을 하면서 모토로라의 팹을 직접 설계하는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 처음으로 3인치 웨이퍼 가공라인을 건설, 반도체 산업의 씨를 뿌렸다. 강 박사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 박사,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 등과 경기고,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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