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대심도전철·새만금 잡아라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8.10.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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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무산된 대운하급 사업 발굴 주력… 민자사업 제안서 제출 채비

15조원 규모의 한반도대운하사업이 무산되자 대형건설업체들이 포스트 대운하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10조원 규모의 '대심도 광역전철'과 18조9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새만금 개발사업'으로, 수주만 하면 10년동안 안정적인 공사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반도대운하가 국민 반대여론에 부딪쳐 사실상 백지화로 결론남에 따라 상위 10대 대형건설사들이 한반도대운하와 비슷한 규모의 매머드 건설프로젝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올 초 건설업체들은 15조원 규모의 대운하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빅5 건설사와 6~10위권 대형건설사들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 경쟁을 벌일 정도로 매머드 프로젝트 수주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국민 반대여론이 비등해지면서 대운하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은 대운하급 프로젝트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경기도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대심도 광역전철'과 이명박 대통령의 현안사업인 '새만금 개발사업'이다.

우선 총사업비가 10조원 이상인 대심도 광역전철은 최근 현대산업개발을 주간사로 대우건설 (3,705원 ▼55 -1.46%),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GS건설 (15,570원 ▼170 -1.08%), 대림산업 (58,500원 ▲1,800 +3.17%),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금호건설 등 상위 10대 건설사가 모인 그랜드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이 컨소시엄은 경기도가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한 화성 동동탄~서울 삼성간 37.7km을 대상으로 국토부에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화성 동동탄~서울 삼성간 대심도 전철은 삼보기술단이 이미 설계를 진행해왔다.


이 컨소시엄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건설사별 업무분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총사업비는 건설공법, 총연장, 땅속 상황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최소 10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심도 광역전철은 단일노선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2~3개 이상의 연계노선이 추가적으로 제안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수도권 신개념 광역교통수단 도입 방안 연구용역'을 수행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토해양부와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대심도 광역전철은 지하 50m 이하에 직선 고속철도망을 건설하는 것으로, 지하 40m 이하는 토지보상 의무가 없어 땅값이 치솟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보상비 부담없이 SOC를 건설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정과 민간자본을 포함, 18조9000억원이 투입될 새만금개발사업도 한반도대운하 무산의 아쉬움을 달래줄 매머드 프로젝트로 꼽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새만금개발사업에 강한 애착을 보임에 따라 대형건설업체 2곳이 이미 설계에 착수했으며, 컨소시엄 구성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고 있지 않다.

다만 농림수산식품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새만금 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에서 민간투자 자격을 명시함에 따라 컨소시엄 구성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새만금 프로젝트의 민간투자 자격은 건설산업기본법상 일반건설사업 등록자로 용도별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연평균 사업비(보상비 제외)보다 시공능력평가 공시액이 높은 자로 제한됐다.

농업·산업·관광·도시·환경·에너지 등의 용도별로 투입되는 개발사업 비용보다 시평액이 많아야 18조9000억원이 투입될 새만금개발사업에 민간투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1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심도 광역전철과 새만금 등의 매머드 프로젝트는 10년 가까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고, 회사를 홍보할 수 있는 상징성 때문에 수주에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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