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20일 홈플러스그룹 직원들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홈에버와 홈플러스가 하나 됨을 축하하는 '비전 컨퍼런스' 자리에서다.
350여명의 홈플러스테스코(구 홈에버) 직원들과 50여명의 삼성테스코 직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 회장은 홈플러스 매장에서 구입한 목티와 줄무늬 셔츠를 입고, 두 손을 어깨 위로 올리며 직원들에게 하트를 날렸다.
화합을 위한 자리인 만큼 이 회장 스스로 준비를 철저히 한 듯 했다. 이 회장은 1시간 가까이 이어진 발표를 통해 2010년 이마트를 제치고 업계 1위를 굳히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2012년 대형할인점 170개, 익스프레스(슈퍼마켓) 700개를 갖춰 시장점유율을 37%로 끌어올리고 임대매장(테넌트)을 포함해 매출을 18조원으로 만들겠다는 것.
이마트를 의식한 이 회장의 성장 의지는 강했다. 그는 "한화나 롯데 모두 슈퍼사업이 열세였지만 홈플러스의 익스프레스는 300m 앞에 이마트 매장이 있어도 장사가 잘 되더라"며 "집요하게 될 때까지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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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급성장한 홈플러스의 저력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이 회장은 "홈플러스는 국내 사업을 시작한 지 8년 만에 존경받는 기업리스트에 오르는 등 기록을 만들고 있다"며 "이미 2년 전부터 삼성테스코에서 '삼성'을 빼도 홈플러스 브랜드 가치만으로 인정받는 단계"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앉은 테이블 사이사이를 돌며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이 회장의 모습에 직원들은 어느 정도 비전을 공유한 듯 보였다.
이 회장은 "(홈에버) 인수협상이 깨졌을 때 한 밤에 박성수 회장을 둘둘치킨에서 만나 설득했다. 그 전부터 사업 제휴부터 합작 법인 세우는 안까지 제안도 많이 했다"며 홈에버 인수에 공을 들인 뒷얘기도 전했다.
이날은 홈플러스가 '2008년 한국의 경영대상-명예의 전당'에 오른 날이기도 하다. 이승한 회장으로서는 이래저래 뜻 깊은 날일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리기 전인 오전 11시 30분 행사장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앞에는 이랜드 일반노조와 검은 정장의 용역업체 직원들이 대치했다. 내달 3일이면 이랜드 노조가 파업을 한지 꼭 500일이 된다.
이랜드 일반노조는 해고 직원의 복직과 노조를 대상으로 한 200여억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화합으로 이끌어 간다는 게 기본방침이지만 법이 규정한 것은 지켜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