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창사후 첫 '급발진 보고서' 낸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0.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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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기술진 국내 조사 마치고 곧 출국… 어떤 결론 나와도 '의미'

↑ 지난달 서울 도심에서 급발진 의심사고를 일으킨 벤츠 S600 차량↑ 지난달 서울 도심에서 급발진 의심사고를 일으킨 벤츠 S600 차량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오랜 논란거리인 차량 '급발진' 문제에 어떤 답을 내놓을까. 지난 14일 한국에 파견된 벤츠 본사 기술검사반이 현지 조사를 마친 뒤 출국을 앞두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벤츠코리아 측은 "사고 차량 재조사와 현장 조사 등을 마친 기술진이 곧 출국할 것"이라며 "돌아가 내부검토를 거쳐 최종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특히 벤츠 기술진은 방한의 직접적 계기가 된 지난달 벤츠 최고급 모델 S600의 '급발진' 의심 사고 외에도 올 7월말 발생한 벤츠 E220의 유사 사고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코리아 측은 "이왕 조사에 나선 김에 유사한 사례를 모두 살펴본 것"이라고 말했다.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벤츠가 세계적으로 '급발진' 관련 조사에 공식적으로 나선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이번 조사 결과는 '급발진' 의심 사고에 관한 벤츠의 최초 보고서인 셈이다. 기술진은 7월 발생한 사고까지 조사, 최대한 많은 자료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조사에는 사고차량 운전자와 보험회사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14일과 16일 각각 현장설명에 나선 운전자 유모씨(52)와 조모씨(71)는 "본사에서 나온 기술자에게 당시 상황을 자세히 말했다"며 "하지만 기술진은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는 언급 외에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보험회사도 사고 당시 사진과 현장 상황을 살펴보며 면밀한 조사를 펼쳤다.

벤츠 본사 기술진의 '급발진' 보고서가 나오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경우 일반적인 사고 관련 보고서 발표에는 1~3달 가량 걸린다. 이번의 경우 사안이 민감한 만큼 더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벤츠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사건 발생시점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모두 다뤄 굉장히 많은 분량의 리포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의 결론은 어떻게 나와도 의미는 적지 않다. 벤츠측이 급발진 가능성을 일축한다하더라도 자동차업계는 물론 학계에서조차 관심을 갖고 연구할 최초 '급발진' 보고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완성차 업체들이 "나 몰라라"는 식으로 급발진 관련 연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차량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의 가능성으로 밝혀진다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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