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회사채 발행하려다 스타일 구겼네

더벨 김동희 기자 2008.10.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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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공모 포기하고 결국 1400억 사모발행 결정

이 기사는 10월10일(18: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 (2,675원 ▼105 -3.78%)이 2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스타일을 구겼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호재까지 터졌지만 결국 공모 발행하려던 계획을 접었고 발행규모도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21일 원화 사모사채 1400억 원을 발행키로 했다. 만기는 2년, 금리는 국고채 3년 수익률에 2.90%포인트를 더한 수준.



그러나 사모사채 발행은 당초 한진중공업의 계획과는 거리가 있다. 미국발 금융불안으로 국내 회사채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면서 계획이 뒤틀어 진 것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9일 공모 원화채권 2000억 원을 발행하기 위해 주관사 선정 입찰을 실시했다. 2009년 2월에 만기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 자금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금융시장이 불안한데다가 연말연초에는 투자자 모집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자금 조달을 서둘렀다.

진행은 순조롭게 진행돼 채권 발행이 성공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불안했다. 채권금리가 급등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도 자금이 없다며 회사채 투자를 꺼렸다.


결국 입찰 하루 전 발행 목표 금액을 절반으로 줄였다. 투자자만 나타나면 규모에 상관없이 발행하겠다는 생각마저 했다.

입찰실시 결과 의외로 1100억 원의 투자자가 몰렸다. 가산 금리를 국고3년 수익률에 2.90%포인트 까지 높이고 만기를 2년으로 줄인 것이 주효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2년짜리 회사채 민평 수익률은 국고 3년 수익률에 2.76%포인트를 더한 수준. 이번 사모사채 발행금리가 평가수익률 보다 무려 0.14%포인트 더 높아 매력적이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도움이 됐다.

투자자 모집에 성공했지만 한진중공업은 공모사채 발행을 포기했다. 사모사채로 할 경우 투자자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제안이 들어왔기 때문. 결국 공모사채로 확보한 투자자를 설득, 1400억원 전액을 사모채권으로 발행키로 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만기와 금리는 같지만 발행 규모를 300억 원 늘릴 수 있어 사모사채를 선택했다"며 "발행도 쉽고 발행 분담금 등도 납부하지 않아도 돼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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