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반등 기대…증권ㆍ건설주 눈에 띄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1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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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먹구름 장에서 희망찾기

기술적 반등 기대…증권ㆍ건설주 눈에 띄네


국내 증시가 '떨어지는 칼날'에 대한 공포에 질려있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통과 이후에도 심하게 요동치는 글로벌 증시의 급락여파에 허덕이며 떨어지는 칼날에 큰 상처를 입고 있다.

외환시장은 연일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신음하고, 증시도 장중 1200선까지 무너지는 등 암울함이 가득한 상황이다.



한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참담한 시점에서 '떨어지는 칼날'을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백약이 무효'인 것 같은 안개속 증시에서도 공포심을 거두면 좋은 투자대상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황에 거상(巨商)난다



난세에 영웅이 나고 불황에 거상이 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어려운 시기에 돈을 벌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기는 법이다.

국내증시는 극심한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10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9월25일 1501.63이던 코스피지수는 10월 들어 낙폭을 확대하면서 지난 10일에는 장중 한때 1180선도 무너졌다.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통과와 각국의 금리인하 등 약발도 소용없이 급전직하 추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코스피만 위기를 겪는 게 아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10월 들어 지난 9일까지 단 하루로 오르지 못하고 급락을 거듭하면서 7거래일간 21% 폭락했다. 그래도 근근히 버티면서 지켜내던 1만선이 깨지는 등 혼돈 그 자체다.

미국 증시 뿐 아니라 일본과 영국, 독일 등 너나할 것 없이 증시는 아래만 쳐다보는 형국이다.



그렇지만 '잿빛미래'만 가득한 증시에서도 희망은 관측된다. 반등 시 오름세를 주도하는 업종이 엿보이는데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비행에 따른 수출주 수혜도 조금씩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등의 계기를 조심스럽게 따져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에서는 기업의 가치나 다른 모든 여건을 뒤로 하고 주가가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상황은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향후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할 때 과매도권이라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반등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술적인 지표들이 코스피지수가 과매도권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와 다우지수의 20일 이격도는 90이하로 떨어졌다.

이격도는 현재 주가가 기준 이동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이를 통해 현재 주가가 일정기간의 주가에 비해 얼마나 과열됐는지, 침체됐는지를 판단한다.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으로 올라갈수록 과열된 것으로 판단하고, 그 이하로 내려갈수록 침체된 것으로 판단한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와 다우지수의 2007년 2월 이후 20일 이격도가 90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로 내려간 경우 단기적으로 지수하락은 오래가지 않았다"며 "오히려 반등이 연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경험으로만 본다면 현재 코스피지수는 과매도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술적지표와 과거의 경험만으로 반등을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조심스럽게 반등 여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최근 같은 패닉상태에서 주가 저점을 예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현재 주가는 과잉반응의 산물로 보인다"며 "금융위기가 진정될 경우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파트장은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마땅한 대응전략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했다가는 자칫 '늪 장세'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단기대응은 줄이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투자에 눈을 돌릴 팔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중장기로 투자 기간을 늘려 접근하면 값싼 주식이 눈에 들어온다"며 " 이번 하락 사이클이 아닌 차기 상승 사이클을 겨냥한다면 옥석 가리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新주도주 등장 가능성에 주목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한다면 최근 소폭이나마 반등 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증권주와 건설, 전기전자주가 시야에 들어온다.

증권주는 지난 7일과 8일 코스피지수가 각각 0.54%, 0.64% 소폭 반등한 2거래일간 2.76%, 2.56% 올랐다. 건설은 3.28%, 5.36% 상승했고 전기전자도 2.21%와 2.47% 반등했다.



지난달 말 코스피시장이 1370선에서 1500선까지 단기 반등했을 당시 이들 종목은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수가 상승기미를 보이자 이들 업종이 강한 흐름을 연출한 대목은 향후 금융시장 이 다소나마 안정을 되찾을 경우 빠르게 주도주로 치고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증권 오 파트장은 "전기전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그동안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후발업체간 인수합병 등의 움직임이 부각되면서 중기적으로는 주가 반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환율 수혜도 부각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희망이 있다"고 관측했다.



증권주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다. 건설주는 최근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금융위기를 벗어나면 반등 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제는 언제까지 금융위기와 실물로 번진 글로벌 위기가 잠잠해질 것인가에 있다. 그러나 반등이 시작된다면 이들 종목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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