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7.3% 폭락, 5년만에 9000 깨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1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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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금융주·GM 하락주도…1년전 고점 대비 40% 폭락

공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뉴욕증시가 7일 연속 '자유낙하' 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678.91포인트(7.33%) 폭락한 8579.19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9000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는 95.21포인트(5.47%) 급락한 1645.12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75.02포인트(7.62%) 내려앉은 909.92로 장을 마쳤다.



정확히 1년전 기록했던 뉴욕증시 고점대비 S&P와 나스닥은 각각42%, 다우는 39% 폭락했다. S&P 금융업 지수는 1년전 대비 56% 떨어져 반도막도 남지 않았다.

사상 초유의 글로벌 금리 인하 공조와 '빅블루' IBM의 실적 개선 기대 속에 뉴욕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금리인하 효과로 기업어음(CP) 금리가 하락하는 등 자금경색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3개월물 리보 금리가 연중 최고로 치솟고 기업실적 및 경기 관련 악재가 이어진데다, 지난달 19일 시작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3주만에 해제되면서 시장을 지탱할 지지대를 찾기 힘들었다.



장 초반 상승세를 견인했던 IBM의 실적 개선 효과는 재고 증가 소식으로 급격히 약화됐다. 미 상무부는 이날 8월 도매재고가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앞서 도매재고가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무부는 직전월인 7월의 도매재고 증가율도 1.5%로 수정 제시했다.

장 마감이 다가올수록 절망에 빠진 투자자들의 매물이 늘어나며 하락 기울기가 가팔라진 끝에 장중 최저치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다우 30종목이 하나도 빠짐없이 하락했다.

이날이 유대인 최대 휴일인 욤키퍼(속죄일)였던 탓에 거래량이 적어 소량의 매도물량으로도 주가가 급락하는 증폭효과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 1950년대로 돌아간 GM, IBM도 결국 하락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 모터스(GM)의 주가가 60년전인 1950년대로 회귀하며 가라앉는 뉴욕증시에 바윗돌을 더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는 이날 GM의 신용등급을 등급하향 가능성을 의미하는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시켰다.

GM주가는 전날에 비해 31.1% 폭락한 4.76달러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269에 불과했던 1951년과 같은 수준이다.

GM주가 폭락은 그나마 선전하던 해외시장 매출마저 급락한 여파가 컸다. 유럽지역 매출은 올들어 3분기까지 1.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판매실적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달 미국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15.6% 급락한 28만2806대에 그쳤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 자동차 역시 21.8% 폭락한 2.08달러를 기록했다. S&P는 포드의 신용등급도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IBM은 예정보다 일찍 실적을 발표, 3분기 순이익이 20%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실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히는 등 모처럼 낙관적인 소식을 밝히며 한때 상승폭을 키웠다. 그러나 '떨어지는 칼날'앞에 IBM 주가 역시 맥을 추지 못하고 결국 1.7% 하락세로 마감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우려로 인해 고가 캐주얼 의류 업체 애버크롬비 피치가 14.8% 떨어지는 등 소매 유통관련주 역시 약세였다.

◇ 금융주, 공매도 부활에 '팔자' 쏟아져..소비재도 약세

연일 폭락하고 있는 금융그룹 XL캐피털은 이날도 54.2% 폭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날 AIG 리먼 등에 대한 투자자산 부실화 우려를 이유로 XL을 '매수'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로부터 850억달러를 지원받은데 이어 전날 추가로 신용공여를 받을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AIG 역시 23.6% 폭락했다.

이날 3개월물 달러 리보 금리가 연중 최고로 뛰는 등 글로벌 금리인하 공조에도 불구, 금융경색이 지속되면서 금융주에 대한 투매가 이어졌다.

영국은행연합회(BBA)는 3개월물 달러 리보가 전일 대비 23bp 오른 4.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유가는 연중 최저 "소비회복 힘들다

국제유가가 마감가 기준 연중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가 회복되기 힘들다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2.36달러(2.7%) 떨어진 86.59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이날 정규장 거래에서 전날보다 2.7% 떨어진 배럴당 86.54달러로 최종 거래됐다.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는 배럴당 85.3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OPEC는 다음달 18일 오스트리아에서 가격 하락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OPEC의 감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전망과 이로인한 유가 약세기조는 쉽사리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관계자들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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