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문에 '종부세' 논하기엔···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10.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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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 국감, '금융패닉'에 한가한 주제된 '종부세'

"국내 경제가 엄중한데 종합부동산세 논란을 하는 게 개인적으로 착잡하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이 7일 기획재정위의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정부과천청사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는 이날 국감에선 '종부세' 등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날 국감에서 이미 '미국발 금융위기'가 이슈가 된 데다 종부세 자체가 워낙에 민감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대폭락과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패닉'에 휩싸이면서 국감 주요 쟁점도 자연스레 뒤바뀌었다.



'종부세'가 밀리고 '금융위기'가 핫이슈가 되자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종부세 관련 질의를 하려던 오제세 민주당 의원이 오전 국감 도중 잠시 자리를 뜨려던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졌다.

강 장관은 이날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하는 거시경제정책협의회 참석차 청와대로 가려던 참이었다. 이미 기획재정위원장과 여야 간사의 양해도 구한 상태였다.



오 의원은 그러나 국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장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 장관을 막고 나섰다. 결국 서병수 재정위원장이 직권으로 강 장관의 '외도(?)'를 허락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오 의원은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 강 장관에게 "대책 회의를 하고 왔는데 회의는 잘 했나"라고 물은 뒤 종부세 질의를 시작했다.

세제 관련 질문을 준비한 의원들이 국내 금융시장의 위중함을 거론하며 '사족'을 다는 일도 빈번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장중 환율이 코스피 지수를 뛰어넘는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 그래도 정부가 대대적인 감세안을 내놨으니.."라며 종부세 질의에 나섰다.

무소속 강운태 의원도 "오늘 원래 국감 주제가 세제였다. 사실은 세제를 논의하는 게 한가한 면이 있지만..."이라며 강 장관을 상대로 세제개편안을 따져 묻기에 앞서 '멋쩍어' 했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오늘 사실 국내 경제가 다시 엄중함을 확인한 날"이라며 "현안이긴 하지만 종부세 논란을 하는 것이 개인적으론 착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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