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웰스파고? 와코비아 어디로 팔리나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0.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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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법vs고법, '씨티 우선권' 엇갈린 판결
- 법정 분쟁 심화 불가피
- FRB, '분리 매각' 중재 나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는 와코비아를 둘러싼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과 4위 은행 웰스파고의 인수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씨티그룹의 와코비아 은행사업 분리 인수로 쉽게 결말날 것으로 예상되던 와코비아 인수건은 우세한 조건을 앞세운 웰스파고가 뛰어들면서 안개 속 싸움으로 변했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29일 정부의 지원 하에 와코비아 은행 부문을 21억6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3일 웰스파고는 합의 발표에도 불구, 와코비아 전체를 151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와코비아는 현재 웰스파고 인수를 지지하고 있다.



◇ 법원도 '갈팡질팡'

미국 뉴욕주 지방법원은 씨티그룹의 손을, 고등법원은 웰스파고의 손을 각각 들어줬다.

AP통신에 따르면 고등법원은 5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의 협상 우선권을 인정한 하급심을 파기했다.


고등법원의 존 쾰틀 판사는 와코비아의 항소 제기에 따라 씨티그룹의 독점적 협상권리를 인정하고 웰스파고의 인수 경쟁 참여를 제한한 뉴욕주 지방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고등법원의 이러한 결정으로 웰스파고는 한층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씨티측은 와코비아 인수전에서 물러설 뜻을 굽히지 않아 법정 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4일 씨티그룹은 배타적 인수 협상 권리를 요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며 이에 법원은 오는 10일까지 와코비아가 씨티 이외 다른 기관에 자신의 자산을 팔 수 없다고 와코비아측에 통보했다.

웰스파고가 인수 의사를 밝힌 3일 뉴욕 증시에서 88.5% 폭등한 6.21달러로 마감했다. 반면 씨티그룹의 주가는 21% 폭락했다.

◇ FRB, 분리 매각 중재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간의 와코비아 인수 경쟁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중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번 사안과 밀접한 소식통을 인용, FRB가 지리적 경계를 기준으로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가 와코비아의 3346개 지점을 나눠갖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와코비아의 북동부 및 대서양 중부 지역 지점을, 웰스파고는 남동부와 캘리포니아주 지역 지점을 각각 인수하게 된다.



FRB는 무엇보다 와코비아 인수가 빨리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와코비아 인수 갈등이 또다른 시장 불안으로 번지는 것을 미리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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