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위기 앞에 여야 따로 없다"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0.0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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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일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위기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1시간 30분 동안 여야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주요 정국현안과 정기국회 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위기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이제는 야당이라고 반대하고, 여당이라고 밀어붙이는 시대가 아니다,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에 대해 정부의 인식과 대처가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와 정치 지도자가 과도한 위기감을 조성하면 상황이 더 안 좋아 질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단단히 대책을 세우되 정치 지도자들은 너무 불안감을 부추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참석자들은 △국정쇄신을 위한 인사쇄신 △종부세 완화의 재검토와 부가세 30% 인하 △행복도시의 차질 없는 추진 △정세균 대표와의 회담 내용 이행을 위한 여야협의체 운영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영남편중 시정 등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의 영남편중과 관련, “그 프로젝트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자치단체가 참여해 만든 것이다,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제안해달라고 덧붙였다.

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는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 △수도권 규제완화 신중 접근 △행정복합도시 지속 추진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 표명 △행정구역 개편의 정략적 접근 자제 △국제과학비지니스 벨트 대선공약 이행 △멜라민 등 식품안전 대책 강구 등을 건의했다.


그린벨트 해제와 녹색성장은 모순된 것 아니냐는 권 대표의 지적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부가 해제하려는 그린벨트는 사실상 그린벨트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다는 곳”이라면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며 누구를 만나도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만큼 국가적인 일은 협력해주고, 정책에 관한 사항은 차이가 있다면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토론해 타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도 야당이 요구할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달라”면서, “특히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 야당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회동은 여야 의회 지도자들과 주요 국정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함으로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겠다는 이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 참석자는 “오늘 만찬에서 야당 지도자들은 하고 싶은 애기를 다 했고 이 대통령은 시종 진지하게 경청했으며 김창수 선진과창조의 모임 원내 수석부대표의 제안으로 소주 폭탄주도 두세 순배 도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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