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매심리 '꽁꽁' 서초중대형 10억 붕괴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8.10.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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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 불안 부동산 실물경기로 옮겨붙어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이 하강 곡선을 그리던 국내 부동산 시장을 더욱 빠르게 냉각시키고 있다. 경기 침체에다 국제금융 불안이 더해지면서 주택 가격, 주택 크기, 주택 위치에 관계없이 구매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 때문에 10억원짜리 강남권 주택은 8억~9억원에 매물이 나오고 6억원대에서 꿈쩍않던 분당 100㎡대 주택은 5억원대로 내려앉았다.



◇분당 인기평형 주택 6억선 이하로 추락

1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주택 구매희망자는 분당신도시에서 105~109㎡형 주택들을 최근 5억원대에 구경할 수 있다. 이들 주택은 수년간 6억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수내동 양지청구 109㎡는 5억9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이매동 이매삼성 105㎡는 5억8000만원에 살 수 있다. 수내동 양지금호 105㎡는 5억3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이들 아파트는 올 연초만해도 6억3000만~7억3000만원을 호가했던 주택들이다. 인근 지역 중개업소들은 "분당 109㎡가 6억원이 깨진 것은 2년만에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용인 성복지역의 105~109㎡는 심리적 지지선인 5억원이 무너졌다. 성복동 경남아너스빌 109㎡는 4억6000만~4억9000만원의 매물이 나오면서 연초 대비 평균 6500만원 하락했다. 신봉동 LG신봉자이 1차 109㎡는 올 봄에도 5억~5억5000만원 이상 호가하던 것이 4억1000만~4억9000만원으로 연초대비 8500만원 내렸다.

◇서초 중대형아파트값 10억대 무너져


대개 10억원 이상 팔리던 서초구 고가 아파트가 9억원대로 떨어졌다. 잠원동 한신21차 132㎡형의 시세는 지난해초 11억8000만원에 형성됐지만 지난달말 기준 9억7500만원으로 2억500만원 떨어졌다. 재건축 아파트인 반포주공1단지 72㎡형도 10억7000만원에서 현재 9억5500만원으로 1억1500만원이 하락했다.

부동산써브가 서초구 소재 아파트 6만4697가구를 대상으로 시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평균 아파트값은 9억9977만원을 기록해 1년10개월 만에 10억원대가 무너졌다.



강남구와 송파구도 10억원 아래로 떨어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이 2007년1월 10억9000만원에서 9억5500만원으로 1억3500만원이 하락했다. 개포동 주공6단지(고층) 102㎡형도 10억5250만원에서 8억6250만원으로
1억9000만원이 떨어졌다.

◇서울 소형주택 매매가, 16개월만에 하락

소형 아파트도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송파 가락동 삼환 95㎡는 9월 한 달 동안 4000만원 하락해 4억5000만~5억원,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85㎡도 2000만원 떨어져 6억5000만~7억원선에 매물로 나왔다.



실수요층이 탄탄했던 마포구도 소형 아파트값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공덕동 래미안공덕1차 82㎡가 1000만원 하락해 3억7000만~4억3000만원, 성산동 대우시영 72㎡가 250만원 떨어져 3억9000만~4억3000만원이다.

닥터아파트가 서울지역 9월 매매가 변동률을 타입별로 조사한 결과 소형 아파트의(67㎡~99㎡) 변동률은 -0.07%였다. 소형아파트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7년 5월(-0.33%) 이후 처음이다.

나비에셋의 곽창석 대표는 "국제금융 불안과 고금리로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면서 "대출과 세제면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시장의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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