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에서 '휴~'로… 숨가빴던 9월말 증시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8.09.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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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상태로 개장 오후들어 안도.. "큰손들, 저가 매수 저울질"

"이게 웬 날벼락인지…"

미국 의회의 금융 구제법안 부결이 알려진 30일 증권업계는 공황 상태로 하루를 시작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물론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각 영업지점은 이른 아침부터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증시관계자들은 미국 의회가 끝까지 구제법안을 부결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파장이 어디까지 갈 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오전 9시 증시 전광판을 마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영업지점은 아침 일찍부터 고객들의 문의 전화가 쇄도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느라 더욱 진땀나는 하루를 보냈다.



전일대비 4.97% 폭락한 1383포인트로 시작한 증시는 오후 들어 공매도 제한 등 시장 안정 조치와 미국 정부의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낙폭을 줄였고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코스피시장 하락 종목 수는 장 초반 670여개에서 545개로 줄었다. 장 초반 코스닥시장 상승 종목은 50개를 채 넘지 못했지만 장마감에서는 상승종목 247개, 상한가 종목 16개를 기록했다. 장중 한 때 930개에 달했던 하락 종목도 733개로 줄었다.

한 증권사 지점 직원은 "오전 증시가 폭락하면서 부결된 구제안의 통과 가능성과 들고 있는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묻는 투자자가 많았다"며 "하지만 다행히 오후 들어 증시가 선방하면서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주식이나 펀드 손절매 시기를 놓친 투자자들은 지금 털어낼 경우 손실이 너무 커 지금은 시장이 개선되기를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지수가 1400 아래로 내려가면서 '큰 손' 고객들은 저가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기도 했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지점 센터장은 "1억원 이상 투자하는 고객들은 최근 지수 국면에서 덩달아 팔기 보다는 매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오히려 이렇게 한 번 씩 급락할 때가 좋은 매수 시기라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환매를 요청하며 낙폭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오히려 국내 인덱스 펀드 등으로 추가 불입을 문의하는 자산가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하락장 속에서 두산, 금호아시아나 등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돼 온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낙폭이 컸다.



밥캣(Bobcat) 인수와 관련한 재무적 위험이 불거져왔던 두산 (164,900원 ▲1,600 +0.98%)은 전일대비 3.7% 하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 (6,970원 ▼30 -0.43%)두산중공업 (17,960원 ▼750 -4.01%)도 2~3% 떨어졌다. 금호종금 (707원 ▼15 -2.08%)대우건설 (3,960원 ▼55 -1.37%)은 각각 4.37%, 3.23% 하락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철저하게 부채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들과 산업에서는 보수적 태도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반면 이날 장중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풋ELW(주식워런트증권) 대박 종목도 속출했다. 맥쿼리증권의 '8301코스피200풋' 등은 장중 100%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유지은 맥쿼리증권 이사는 "요즘처럼 변동성이 심하고 여러가지 예측하기 어려운 해외 변수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변동성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보수적 투자를 당부했다.

두산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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