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추세전환을 의심치 말라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9.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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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아시아 동반 하락, 기관순매도 등 1500대 점령 실패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하락했다.
개장초 +1.35% 상승하다가 -1.35%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1500선이 쉽게 넘지 못할 레벨로 각인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장중 1450선을 밑돌기도 하다가 10일 이평선(1455.47)을 회복했기 때문에 또 다시 무너지는 국면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이날 시장 분위기는 주가가 끝모를 추락의 길을 걷던 때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증시를 급변시킨 원인으로는 3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1200원선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며 둘째는 아시아증시의 동반 급락세다. 마지막으로는 국내 기관의 주식매도세를 언급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4년초 이후 4년9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의 키코옵션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가운데 원화만 유일하게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9월 대란설과 비슷하게 국내 악재가 재부상하는 양상이었다.



환율 상승이 수출주에 대한 호재로 인식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환율 급등폭이 과도한데다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환율관련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아시아증시 동반 급락세는 미국 금융구제법안에 대한 불신의 표출이다. 원안이 수정을 거친 뒤 양당 합의를 위해 2차 수정이 가해지는 등 누더기 또는 졸속의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구제금융법안이 작금의 금융위기를 해결할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 의구심이 풀리지 않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 나스닥 및 S&P500 지수선물이 하락할 경우 미국발 불안으로 지레짐작하면서 주식매도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라는 것은 미정부와 의회의 행태에 대한 의구심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이날 기관이 사상 2번째로 큰 7575억원을 순매도하며 2004년 3월3일(8214억원) 이후 4년6개월만에 최대 규모 순매도에 나선 점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연기금이 20일만에 주식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9월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았던 순매수 행진이 중단된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시장 안전판 제거라는 불안감을 드리웠다.

하지만 이같은 불안감이 분기말을 맞아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시관점을 비관적으로 돌릴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쉽게 진정되기 어렵겠지만 무역·경상수지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 근본적인 불안감은 누그러질 여지가 높다.

현재 국내은행은 물론 본점 라인이 끊긴 일부 외은권조차 외화자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지만 금융구제법안이 발효되고 미국 금융기관의 살생부가 확정된다면 실체없는 공포심리는 제어될 수 있는 일이다.

여전히 리보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하루짜리 콜금리의 경우 2.3%대로 급락하면서 정상수준을 회복한 상태고 9월 분기말이 지나가면 외화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증시 급락은 궁극적으로 미증시에 달린 문제인데 미의회가 7000억달러의 법안을 승인한 뒤에도 증시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글로벌 증시 공멸을 뜻한다.
미정부와 연준(FRB)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뒤에도 증시가 회생하지 못한다고 본다면 시스템 붕괴밖에 남은 길이 없는데 이는 공황을 예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지나친 종말론이다.

이날 투신권의 주식 순매도 또한 분기말을 앞둔 차익실현용이라는 해석이 있다.
지난 18일 연저점(1366.88)부터 지수가 10% 상승한 상태에서 1500대 진입이 수차례 막힘에 따라 일단 단기적인 차익실현에 나서자는 욕구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이날 3가지 악재가 중첩되면서 증시 분위기가 삽시간에 냉각됐지만 외국인의 연중 최대규모 순매수같은 호재를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주가가 하락하는 틈을 이용해 대차거래 제한에 따른 공매도분 커버수요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외국인을 통한 매물 부담을 덜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온갖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1500대로의 진입이 막히는 것일 뿐 증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선 추세전환에 대해서까지 의심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비록 개장초 전업종이 상승세를 보였다가 통신업종(+2.9%)만 상승마감한 상태지만 증권, 건설, 전기전자 업종의 주도권 회복을 예상한 대응은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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