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電 사장 "반도체 투자 예정대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09.2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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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치킨게임 상관없이 갈길 간다..샌디스크 계속 협상중"

권오현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반도체총괄 사장은 23일 올해 계획된 7조원의 반도체 부문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샌디스크 인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오현 삼성電 사장 "반도체 투자 예정대로"


권 사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신성장산업포럼' 창립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축소설과 관련 "예정대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며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목표로 한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100%,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 130%도 계획대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7조원 이상을 반도체 부문에 투자키로 한 바 있지만 최근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일부 투자가 집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권 사장은 내년도 투자와 관련해서는 "아직 내년도 경영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다만 삼성전자의 투자는 중장기적인 베이스에 진행되며 1년 정도의 단기적인 시황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해 꾸준히 투자를 계속할 뜻을 시사했다.



권 사장은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 인수건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권 사장은 가격, 인수 후 독점 문제, 샌디스크와 도시바의 합작법인 운영 계획 등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며 피해갔다.

그는 또 "미국 방문 중인 이윤우 부회장이 샌디스크 측 인사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샌디스크 인수 후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 독점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전자는) 어드바이저리(자문) 그룹에서 충분히 검토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가 잇따라 감산과 투자 축소에 나서면서 '치킨게임'이 곧 끝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치킨게임을 이끌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는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진행해 왔다"며 "치킨게임과 상관없이 우리 갈 길을 꿋꿋이 간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황의 법칙'의 입증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부에서 우리가 선도기술 개발을 안하는 것처럼 보는데 이는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기술개발은 지속적으로 하되 그것을 보여주는 방법을 제품으로 하느냐 당장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것으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김진표, 노영민(이상 민주당) 의원이 공동 회장으로 '국회 신성장산업포럼'이 창립됐다. 이 포럼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IT산업과 미래형자동차, 지능형 로봇, 차세대전지 등 신성장산업에 대해 국정운영주체와 산업계가 의견을 교류하는 채널을 확대하고 산업발전의 정책적 연구를 확대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

권 사장은 반도체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신성장산업포럼이 업계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전략을 수립해 세계 최강의 첨단기술국가 실현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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